롤러블 TV는 평소에는 화면을 돌돌 말아 하단의 스피커 본체 안에 보관할 수 있는 TV다. 전원을 켜면 말려 있던 화면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최대 65인치 크기로 펼쳐진다. 화면 전체를 노출해 TV로 활용하는 ‘풀 뷰’, 화면 일부만 노출해 시계 등으로 쓸 수 있는 ‘라인 뷰’, 화면을 완전히 내려 오디오로 활용할 수 있는 ‘제로 뷰’ 등의 기능을 갖췄다. 다만 1억원대라는 만만찮은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선 삼성전자는 역시 전에 없던 폼팩터인 ‘더 세로’ TV를 지난해 선보이면서 관심을 모았다. 화면이 가로로 더 긴 일반 TV와 달리 이 TV는 이름처럼 세로로 더 길다. 세로 화면에 최적화한 유튜브 등의 모바일 콘텐트를 즐기는 데 익숙한 요즘 소비자들을 겨냥해 개발했다. 콘텐트가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전환되면 TV 화면도 자동으로 가로로 회전해 기존 TV처럼 볼 수 있다. 국내 출고 가격은 189만원이다. 올해 세계 약 60개국에도 출시돼 호응을 얻고 있다. 가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충전식 배터리를 탑재해 콘센트에 꽂지 않아도 볼 수 있고, 가볍고 바퀴가 달려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무버블(movable) TV(가칭)’도 개발하고 출시를 준비 중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TV 산업의 핵심 전장(戰場)이 화질과 음질을 넘어 폼팩터로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