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온라인 개학 실험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명성에 비해 최근 온라인 교육 분야에서는 혁신이라고 부를만한 진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2000년대 초반 인강(인터넷 강의)으로 대표되는 ‘이러닝’이 등장했다. 정부는 2004년 이러닝(전자학습)산업발전법을 제정하는 등 발 빠르게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후 이러닝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과 융합한 ‘에듀테크’로 진화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러닝진흥위원회는 3개년 계획인 ‘제3차 이러닝 산업 발전 및 이러닝 활용 촉진 기본계획’을 2017년 발표했다. 여기에는 초·중·고 공교육 분야에서 이러닝 활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 담겼지만, 최근 온라인 개학을 통해 드러난 실정은 여전히 허점이 많았다.
K에듀로 해외 시장 공략하려면
학교서 민간 콘텐트 활용할 필요
G메일 계정 못 만드는 교사도
온·오프 ‘블렌디드 러닝’ 대비해야
에듀테크 기업들은 ‘K에듀(한국형 미래 교육 모델)’가 발전하려면 공교육이 민간 분야의 콘텐트와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준우 비상교육 에듀테크컴퍼니 대표는 “학교 선생님들이 민간 콘텐트를 쓸 수 있어야 기업 간 경쟁이 일어나고 발전해 더 좋은 콘텐트가 나오는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벽이 허물어지는 블렌디드(Blended) 러닝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이 보편화되면 그에 따른 교원 능력 제고와 교육과정 개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이 뒤따라야 한다. 정미애 대구 대진고 교사(계명대 교육학과 교수)는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면서 어떤 분들은 G메일 계정을 만드는 것조차 힘들어할 정도로 교사들 간 격차가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교사들도 블렌디드 러닝을 위한 수업의 질을 고민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듀테크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전통적 교육 방식에 VR·AR·AI·빅데이터 등 ICT 기술을 융합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