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드론 185대, 순항미사일 36기, 지대지 미사일 110기를 이용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다. 이란의 자폭형 무인 드론 샤헤드-136을 일종의 미끼로 삼고, 그사이 이보다 속도가 빠른 탄도미사일과 지면에 가까이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을 쏘면 이스라엘의 최첨단 방공망을 교란하는 게 가능하다고 봤을 수 있다.
일단 이란의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의 방어망과 미·영의 적극 지원으로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반도에 대입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 반도를 가로질러 최소 1500㎞를 날아가야 하는 이란 미사일과 좁고 짧은 한반도에서 발사되는 북한 미사일은 위협의 정도가 다르다는 점에서다.
조상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교수는 “한반도에서 공습은 단시간 내 탐지와 요격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란의 공습을 막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한·미의 다층 방공 시스템이 북한의 ‘섞어 쏘기’와 ‘물량 공세’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유사시 로켓포 또는 드론의 역할을 할 북한 장사정포만 해도 현재 340여 문이 수도권을 향해 배치돼 있다. 산술적으로 시간당 최대 1만 발 이상 발사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는 별도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제5차 중동전쟁으로의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 미국의 대북 억제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중동에 발이 묶여 있으면 이는 북한에는 고무적인 뉴스”라며 “미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이란이 공격을 감행함에 따라 미국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