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의 대(對)중국 압박 전선에서 주요 표적이 된 화웨이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시작된 제재로 큰 곤욕을 겪어왔다. 미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에 5G(5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핵심기술이 들어간 부품 수출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더욱 날을 세워 5G와 관련되지 않은 품목에 대해서도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부품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나선 참이다.
통신은 "미 정부는 화웨이가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고 기술을 배우는 걸 막으려 애를 쓰고 있지만, 런정페이의 이런 발언은 화웨이가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 기술을 확보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화웨이 측은 로이터의 관련 문의에 답변을 주진 않았다.
런 회장은 화웨이가 지난해에만 연구개발(R&D) 비용으로 238억 달러(약 31조원)를 썼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어려움에 부닥쳐있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며 "지난 20여년간 거액의 돈을 들여 기초 이론 연구 과학자를 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익성이 개선됨에 따라 연구개발 분야 지출을 계속해서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에서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 대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화웨이는 AI 시스템으로 제철소나 항만 하역 작업 등을 이미 무인화했다"며 "AI의 시대에는 수학자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관련 인재를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대학·연구소·기업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단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