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상당한 병력 손실을 보고 있는 러시아가 여성 수감자까지 동원해 병력을 보충하고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를 대거 투입해 참호에 쌓여있는 러시아군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러, 여성 수감자까지 최전선 배치
러시아 독립 매체 모스크바타임스(MT)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주 수감자로 구성된 열차가 최전선 지역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에 도착했으며 그중 한 칸에 여성 수감자들이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수감자 인권단체 ‘러시아 비하인드 바스(Russia Behind Bars)’의 공동 설립자 올가 로마노바도 “최소 지난해 말부터 여성 수감자들이 전쟁터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전선에 있는 여성 수감자는 최소 100명 이상으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의 쿠시체프카에 있는 교도소에서 온 것으로 추정했다. 자발적으로 지원한 것인지, 강제 징집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도네츠크주 점령지 교도소의 여성 수감자 50여명이 러시아군 병사로 모집돼 러시아 영토에서 훈련을 받고 전선에 투입됐다고 했었다. MT는 “러시아군이 최근 커지는 병력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체 인력으로 여성 수감자를 동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술적 요충지 바흐무트에선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지난 한 주 동안 1000명 이상의 심각한 병력 손실을 봤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측의 공세를 주도해온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모집한 남성 수감자 병력 5만여 명은 대부분 사망하거나 다쳤다.
중앙亞 노동자, 러 점령지 시신 수습
이들은 한 달에 2000~3300달러(약 260만~430만원)를 받기로 하고 러시아 용역회사와 계약했다. 러시아 본토에서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의 월급이 600~1200달러(약 80만~160만원)인 것과 비교해 약 2배 더 많다. 또 일부 교도소의 중앙아시아 출신 수감자에겐 범죄 기록 삭제를 약속했다고 한다.
키르기스스탄 출신 남성 노동자 우르마트는 “최전선에서 시신을 수습하기로 했는데, 공격을 받아 죽는 노동자가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한다”면서 “대부분 빚을 지는 등 절망적인 상황에 부닥쳐있어 일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돈을 떼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중앙아시아 출신 남성 노동자는 “러시아 건설회사와 계약하고 마리우폴에 와서 8개월 넘게 일하고 있는데, 약속한 급여를 제대로 주지 않아 러시아로 돌아가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다며 러시아 국경수비대가 막아서 계속 우크라이나에 있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