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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바흐무트 중심지 진격"…우크라 "러, 하룻새 500명 이상 사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동쪽 일대를 장악하고 중심부로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사진)이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행정 중심지에 근접했다. 불과 1.2㎞ 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사진 트위터 캡처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동쪽 일대를 장악하고 중심부로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사진)이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행정 중심지에 근접했다. 불과 1.2㎞ 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사진 트위터 캡처

일진일퇴의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측이 동쪽 대부분을 장악하고 중심부로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은 하루 새 러시아 측 사상자만 500명 이상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흐무트 공세를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트위터에 "바흐무트 중부 행정 중심지에 근접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프리고진은 군복을 입고 한 고층 건물에서 다른 건물을 가리키며 "이것은 바흐무트 정부 건물로 바흐무트 중심부다. 바그너 용병은 이곳에서 1.2㎞ 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행정 중심지는 바흐무트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바흐무트카 강 서안에 위치해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그간 러시아 정부가 바그너그룹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해온 프리고진은 이날 영상에서도 바흐무트에서 승리하려면 매달 탄약 1만t이 필요하다며 탄약은 무조건 자신에게 직접 전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약 비용으로 매달 5억 달러(약 6600억 원)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바그너그룹은 지난 10일 바흐무트 전선에서 잃은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추가 용병 모집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민간 위성 업체인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6일 공개한 바흐무트 위성 사진. 사진엔 바흐무트카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붕괴된 모습이 담겨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다리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간 위성 업체인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6일 공개한 바흐무트 위성 사진. 사진엔 바흐무트카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붕괴된 모습이 담겨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다리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바흐무트 동부 대부분을 장악한 러시아 정규군과 바그너그룹 용병은 중부로 진격하며 점령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바그너그룹 용병이 지난 나흘에 걸쳐 바흐무트 동부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전날 저녁 러시아가 바흐무트 동부 지역 정리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다만 바흐무트카 강이 러시아군의 서부 진격에 중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DI는 설명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실제로 러시아 측은 이날 이 강을 건너기 위한 전투를 벌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최전선에서 벌어진 전투로 최대 210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에서 여전히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으며 절대 퇴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11일 성명에서 "바흐무트를 우크라이나의 통제 아래 두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최근의 바흐무트 전투가 자국군에 반격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다가올 봄 역공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것은 중요하다"며 "반격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성명을 통해 "전날 정부가 바흐무트 전투를 계속하기로 결정했으며, 전선으로 증원군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11일 바흐무트 전선에서 곡사포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사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11일 바흐무트 전선에서 곡사포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사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측은 자국군보다 러시아군의 대규모 병력 손실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사령부 대변인은 현지 의회 방송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군은 16차례 공격을 감행했으며, 바흐무트에서 23차례 교전이 발생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적군 221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수개월간의 교전으로 황폐화된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퇴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향후 수주 내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에 앞서 (바흐무트 전투를 통해) 러시아군의 출혈을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바흐무트는 도네츠크 주요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라뱐스크 등 북부 지역으로 점령지를 확대하기 위한 길목에 해당한다. 8개월째 최전방 전투가 지속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상당한 병력 손실을 입은 상태다. 서방 측은 바흐무트 전선 일대에서 최대 3만 명의 러시아 병사들이 죽거나 다쳤다고 추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서방 측은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NYT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 바흐무트 함락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를 더 폭넓게 공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흐무트 외 다른 지역에서도 러시아군의 공격은 계속됐다. 11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발생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밝혔다. 헤르손은 지난해 2월 침공 이후 러시아군에 뺏겼다 8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항구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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