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주 공개된 영국 BBC의 '인도: 모디 문제(India: The Modi Question)'를 시청하는 이들을 구금하고 있다. 또 SNS에서 해당 영상을 공유하거나 스트리밍하는 행위도 차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정부가 시청 금지 카드를 꺼내자 인도 학생 연맹은 "다큐멘터리 시청과 공유 금지에 대한 저항으로 인도의 모든 주에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겠다"고 맞섰다.
25일 자미아 밀리아 이슬라미아 대학에선 상영을 앞둔 캠퍼스에 경찰력이 동원돼 대학생 13명이 연행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슬라미아대 측은 "학생들이 소란을 피웠고, 공연 허가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에선 우익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상영을 추진한 학생들에게 벽돌을 던지는 일이 있었다. 이 학교 학생 리더인 아이셰 고쉬는 "큰 화면으로 상영하기 30분 전 갑자기 정전이 돼 휴대전화와 노트북으로 다큐멘터리를 보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다큐멘터리가 상영될 경우 관련자들을 징계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에서 정권에 불리한 다큐멘터리를 본다는 이유로 대학생들을 구속하는 사태에 정치권도 반응했다. 데릭 오브라이언 인도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야당은 다큐멘터리 금지에 맞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BBC의 한 시간짜리 다큐멘터리엔 모디 총리가 얼마나 소수자(무슬림)들을 혐오하는지 잘 나온다"고 전했다.
당시 구자라트 주(州)의 총리가 바로 모디였다. 이 공격으로 15만 명 넘게 대피하고 많은 여성이 강간을 당하는 등 치안이 붕괴하자 그에 대한 비난도 거셌다.
모디는 이와 관련, 폭동을 막을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았다. 일부 정치인들은 독실한 힌두교도인 모디가 일부러 상황을 방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큐멘터리에는 당시 목격자와 관련자 진술 내용이 담겼다. BBC 측은 "여러 목격자와 전문가들을 인터뷰했으며 모디 총리가 속한 당 사람들의 반응을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다뤘다"고 전했다.
2002년 유혈충돌 사태와 관련해, 2012년 인도 대법원에서 모디 총리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무죄를 납득하지 못한 관련자들이 법원에 청원 신청을 했지만 지난해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