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지난 28일(한국시간) 가나와의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다리던 구자철을 만났다. KBS 해설위원으로 이번 월드컵에 함께하고 있는 구자철은 '우리 선수들 만나고 왔습니다'란 제목으로 당시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렸다.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터덜터덜 걸어나온 손흥민은 구자철과 악수한 후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구자철은 말없이 손흥민의 머리와 어깨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손흥민은 구자철의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손흥민은 안와골절 부상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풀타임으로 경기를 뛰고 있다. 가나전에선 위험을 무릅쓰고 마스크가 벗겨지든 말든 헤딩까지 불사해 팬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구자철은 다른 선수들 한명 한명에게도 위로와 격려를 전했다.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황희찬에게는 “마지막 경기, 네가 키플레이어야. 5분을 뛰더라도 후회없이 뛰어. 골 안 넣어도 되니까”라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인 이강인에겐 “(다음 월드컵은) 이제 네가 이끌어야 돼”라며 힘을 불어 넣었다.
미드필더 황인범 역시 구자철에게 안겨 눈물을 펑펑 쏟았다. 구자철은 “우리는 맨날 간절해야 된다”며 “평소대로 하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데, 꼭 한 발 더 뛰어야 하고...”라며 같은 포지션으로 뛴 황인범을 위로했다. 황인범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진짜로”라며 흐느꼈다. 구자철은 “너무 고생했어. 뭔가를 이루려고 하지 마. 잘하려고 하지 마. 마지막까지 파이팅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