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창밖은 겨울’ 개봉(24일) 전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한선화(32)의 말이다. 지난해 주연한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이 티빙 오리지널 역대 최고 흥행(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기준)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맞은 그다. 다음 달 출시할 ‘술도녀’ 시즌2까지 신작이 잇따른다.
지난해 독립영화 ‘영화의 거리’를 시작으로 선보인 영화 출연작만 ‘창밖은 겨울’이 6편째. 조연을 맡은 상업영화 ‘강릉’(2021), 특별출연한 ‘대무가’에 더해 올해 각각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부산국제영화제에서 차례로 상영한 ‘걸스 인 더 케이지’ ‘교토에서 온 편지’ 등이다.
2009년 걸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해 2016년 탈퇴한 그다. ‘전업 배우’가 되기 전부터 KBS ‘광고천재 이태백’(2013) SBS ‘신의 선물-14일’(2014) 등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며 연기논란 없이 배우의 입지를 다져왔다. 영화는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24일 개봉 영화 '창밖은 겨울'
주연 한선화 "슴슴한 맛의 영화"
부산·진해…고향 사투리 쓰는 작품 반가웠죠
그가 설명하는 ‘창밖은 겨울’은 “슴슴하니 멋 내지 않은 일상적인 영화”다. 그가 맡은 영애는 진해 토박이로, 버스터미널 매표소와 유실물 보관소를 담당하는 야무진 성격의 직원이다. 영애는 서울에서 영화를 하다 포기하고 고향에 내려와 버스운전사가 된 석우(곽민규)와 누군가 버스에 놓고 내린 MP3로 얽히게 된다. “사실은 버리고 싶은데 잃어버린 척하려는 게 아닐까요?” 하는 영애는 자신도 버리고 싶어 잃어버린 척한 무언가가 있다.
"요즘 누가 미쓰 양 합니까!" 한선화표 캐릭터
영애가 되찾으려는 무언가는 10대 시절까지 선수생활을 한 탁구와 관련이 있다. 이를 위해 촬영 전부터 탁구 연습에 매진하기도 했단다. “작품 준비할 때 제가 저를 못 믿어서 지지고 볶고 한다”면서다.
'술도녀' 사랑스러움 전부 아냐…매작품 새롭죠
그는 “남들에게 보이고 평가받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인정이 안 되면 용납하지 못 하는 성격”이라면서도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나를 어떤 방향으로 인도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럴 땐 어떻게 흘러가나, 두고 보는 편”이라고 했다. ‘술도녀’의 성공 이후로도 “저는 그대로다.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건 맞지만, 연기하는 데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면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각인돼서 지금껏 해온 다른 역할들이 빛을 못 보진 않을까, 싶더라.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소개하려면 여기에 젖지 않고 다음 스텝을 가야 한다”고 했다.
‘술도녀2’에 임하는 자세는 어떨까. “지연이는 목소리 톤이 높아서 안 하다가 하려니까 성대가 아프고 힘들기도 했어요.(웃음) 그래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했죠. 내가 놓치고 싶지 않았던 재밌는 아이디어, 포인트는 안주하지 않고 계속 밀고 가려 해요. 매 작품 새롭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죠. 한 작품, 한 작품,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