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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박은태·카이 감탄"…뮤지컬 '베토벤' 세계 최초 한국 초연

중앙일보

입력

내년 1월 한국에서 뮤지컬 '베토벤' 세계 초연을 하는 독일 극작가 미하엘 쿤체(오른쪽)와 헝가리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16일 서울 강남의 빌딩 숨에서 기자 간담회를 했다. 사진 ENM 뮤지컬 컴퍼니

내년 1월 한국에서 뮤지컬 '베토벤' 세계 초연을 하는 독일 극작가 미하엘 쿤체(오른쪽)와 헝가리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16일 서울 강남의 빌딩 숨에서 기자 간담회를 했다. 사진 ENM 뮤지컬 컴퍼니

베토벤의 불멸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이 내년 1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초연된다. 뮤지컬 '베토벤'이다.
 한국에서도 인기를 끈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등을 함께 제작하며 50년간 호흡을 맞춘 독일 극작가 겸 작사가 미하엘 쿤체(80), 헝가리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78)가 한국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와 손잡고 7년에 걸쳐 완성했다.

내년 1~3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극작가 쿤체, 작곡가 르베이 내한 회견

"베토벤 음악 폭 韓 배우들 자연스레 소화" 

이들의 전작 '레베카' 등은 세계적인 히트작이다. 백발의 두 노장은 클래식 본고장 유럽을 놔두고 왜 한국 초연을 택했을까. 16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쿤체는 “베토벤의 사랑은 베토벤 음악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유럽에선 베토벤이 신화적 인물이라 뮤지컬 형태로 동시대로 끌어온다는 건 금기의 느낌이 있다. 그래서 베토벤에 대한 선입견 없는 한국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도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주연을 맡은 박효신‧박은태‧카이‧옥주현 등 한국 뮤지컬 배우에 대한 신뢰도 컸다. 르베이는 “베토벤 뮤지컬은 음악 영역이 폭넓어야 하는데 한국 배우들이 크게 힘들어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소화하더라”고 칭찬했다.

뮤지컬 '베토벤' 캐릭터 포스터. 윗줄 왼쪽부터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을 맡은 박효신, 박은태, 카이. 중간줄 왼쪽부터 안토니(토니) 브렌타노 역을 맡은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 아랫줄은 왼쪽부터 동생 카스파 반 베토벤 역을 연기하는 이해준, 윤소호, 김진욱이다. 사진 ENM 뮤지컬 컴퍼니

뮤지컬 '베토벤' 캐릭터 포스터. 윗줄 왼쪽부터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을 맡은 박효신, 박은태, 카이. 중간줄 왼쪽부터 안토니(토니) 브렌타노 역을 맡은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 아랫줄은 왼쪽부터 동생 카스파 반 베토벤 역을 연기하는 이해준, 윤소호, 김진욱이다. 사진 ENM 뮤지컬 컴퍼니

뮤지컬 ‘베토벤’은 베토벤이 직접 쓴 편지가 토대다. 수신인은 그가 진정으로 사랑한 ‘불멸의 연인’. 베토벤의 유품 속 편지가 발견되기까지 주변 누구도 몰랐던 사랑이다. 그래서 연인의 정체를 두고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다. 이들의 뮤지컬에서는 베토벤의 친구 아내이자 아이 넷을 둔 유부녀 안토니 브렌타노로 설정했다. 쿤체는 “윤리적 잣대가 높았던 베토벤을 이런 관계에 얽는다는 게 극작가로서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베토벤의 어떤 면을 보여주고 싶었나.

쿤체=인간적 면모다. 40대 초반의 베토벤은 지금으로 치면 성공한 록스타 같은 존재였다. 사춘기 시절 아웃사이더였지만 음악적 재능으로 곧 존경받게 됐다. 청력을 상실하게 된 삶의 위기에서 한 여자를 만나 새롭게 힘을 얻는다. 이 시기부터 내면의 진실에서 샘솟는 음악에 집중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베토벤의 어떤 곡을 뮤지컬 넘버에 사용했나.  

르베이=모든 곡이다. 인간 베토벤의 여러 감정을 어떻게 음악으로 보여줄지 고민했다. 얼마 전 데모를 공개한 ‘사랑은 잔인해’에 쓴 비창 소나타나 월광 소나타는 처음부터 사용해야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 외엔 베토벤 음악을 빠짐없이 듣고 현대적 뮤지컬 음악으로 구현이 가능한지 판단해 선별했다.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게 멜로디를 추가해 작곡했다.

쿤체와 르베이는 1975년 독일 그룹 ‘실버 컨벤션’이 부른 ‘플라이 로빈 플라이’로 미국 빌보드 핫100 정상, 이듬해 그래미상을 받은 50년 지기다. 각각 팝스타의 히트송, 영화음악 작업도 했다. 뮤지컬 ‘베토벤’에선 클래식 음악과 현대적 감성의 만남을 고민했다. 가령 2명의 기타 주자를 무대 양옆에 세워 록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뮤지컬 팬과 클래식 애호가의 교류 지점이 되길 바랐다"고 했다.

미하엘 쿤체(왼쪽)와 실베스터 르베이는 30대 시절부터 호흡 맞춘 50년 지기다. 사진 ENM 뮤지컬 컴퍼니

미하엘 쿤체(왼쪽)와 실베스터 르베이는 30대 시절부터 호흡 맞춘 50년 지기다. 사진 ENM 뮤지컬 컴퍼니

-베토벤 음악을 활용하면서 신경 쓴 부분은.  

르베이=베토벤 음악이 유치해지지 않는 것이었다. 요즘 베토벤은 남용된다. 우리 뮤지컬을 하늘의 베토벤도 미소 지으며 편안히 관람하게 하고 싶었다.

-이번 '베토벤'뿐 아니라 역사적 소재를 뮤지컬에 자주 다루는 편이다.  

쿤체=역사적 소재나 인물은 거리감을 갖고 어떤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오늘의 이야기를 하기 매우 좋은 장치다.

두 사람은 "10년간 한국 뮤지컬을 지켜본 결과 관객이 남다르다"고 했다.
“한국 관객들은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받아주죠.”(쿤체)
“한국 관객은 감정 표현에 주저함이 없다는 게 다른 나라와 달라요. 노래가 마음에 들면 바로 박수갈채 반응이 나와요. 우리에겐 굉장히 특별한 경험입니다.”(르베이)
 뮤지컬 ‘베토벤’은 내년 1월 12일부터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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