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롯데가 움직였다… 2023 프로야구는 상향평준화?

중앙일보

입력 2022.11.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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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FA 계약을 맺은 포수 유강남. 사진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움직였다. 가을 야구에 목마른 두 팀의 전력 보강으로 내년 프로야구 전력 평준화가 예상된다.
 
한화는 2018년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선 이후 주춤했다. 결국 2020시즌 뒤 육성 전문가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해 리빌딩을 진행했다. 예상대로 한화는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3년 연속 50승도 거두지 못했고, 지난해엔 창단 최다패(46승 2무 96패) 불명예 기록까지 세웠다.
 

4년 총액 90억원에 한화와 FA 계약을 한 외야수 채은성. 사진 한화 이글스

그랬던 한화가 달라졌다. 이번 겨울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큰 손으로 변신했다. 채은성에게 6년 최대 90억원을 제시해 붙잡았다. 계약금 36억원, 연봉 44억원, 옵션 10억원이다. 이어 투수 이태양과 최대 25억원으로 계약했다. 내부 FA였던 장시환과도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채은성은 LG 트윈스에서 데뷔해 통산 1006경기 타율 0.297(3337타수 992안타) 96홈런 595타점을 기록했다. 2018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는 등 팀의 공격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원정경기 성적이 워낙 좋아 '탈(脫)잠실'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장타력이 부족했던 한화로선 큰 힘이다.


이태양은 올 시즌 SSG 랜더스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8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SSG와 NC 다이노스 등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이태양은 가족들이 있는 대전을 선택했다. 한화 입장에선 C등급이라 보상금만 주면 된다는 이점도 있었다.
 

한화와 계약한 이태양(오른쪽)과 손혁 한화 단장. 사진 한화 이글스

손혁 한화 단장은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박찬혁 사장님과 함께 영입 계획을 세웠다. 팀에 필요한 장타력을 보강하고, 리더십 있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었다. 이태양은 시장에서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음에도 돌아와줘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설명했다.
 
한화 못잖게 뜨거운 팀은 롯데다. 롯데는 FA 포수 유강남과 유격수 노진혁을 데려왔다. 각각 최대 총액 80억원, 50억원에 사인했다. 비FA 장기계약을 맺은 투수 박세웅까지 포함하면 무려 22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는 강민호를 내보낸 뒤 포수 문제로 늘 고민했다. 신인 육성, 트레이드 등 여러 방법을 썼지만 효과가 없었다. 유격수 역시 마찬가지다. 외국인선수 딕슨 마차도가 뛰던 시절을 빼면 다른 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
 
스탯티즈 기준 롯데 유격수(-1.04)와 포수(-0.93) 타격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는 모두 꼴찌였다. 유강남은 지난해에도 포수 중 최다 이닝을 소화했고, 프레이밍(스트라이크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타구속도는 KBO리그 최정상급이다. 노진혁은 5시즌 연속 20개 이상의 2루타를 쳤다. 둘 다 롯데에겐 안성맞춤인 영입이다.
 
롯데는 철저하게 이번 겨울 FA 시장을 준비했다. 모그룹의 190억원 유상 증자를 받으며 실탄을 마련했다. 이석환 사장과 성민규 단장은 "반드시 FA 영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주목했던 유강남과 노진혁에게 집중해 '플랜 A'를 성사시켰다. 
 

롯데 성민규 단장(왼쪽)과 노진혁. 사진 롯데 자이언츠

두 팀의 전력 보강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올 시즌엔 외부 FA를 최대 3명까지 데려올 수 있어, 1명을 추가로 계약할 수 있다. 한화는 퓨처스 FA 이형종 영입을 시도했으나 어려워졌다. 대신 하주석 문제 등으로 불거진 내야를 보강할 의지가 있다. 롯데도 선발투수와 내야수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롯데는 나승현, 손성빈 등 핵심 유망주를 군입대시켜, 보상선수 출혈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시즌 SSG 랜더스는 2위 팀의 두 배가 넘는 팀 연봉을 투입해 정상에 올랐다. 자극이라도 받은 듯이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두 팀이 움직였다. 9위에 머문 두산도 6년 총액 152억원으로 포수 양의지를 데려왔다. 자연스럽게 상위권과 하위권의 심각했던 전력 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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