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연구소인 코감디크 피키르가 지난 4~6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현 대통령(아마티드당)에 대한 지지율은 78.8%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2위 지그리 다이라바에프(2.8%·국민애국민주당), 3위 누를란 아우에스바예프(1.8%·국가사회민주당) 등 야당 후보 5명의 지지율은 모두 한자릿수다.
토카예프 당선 유력, 임기 2029년
카자흐스탄 대선은 원래 2024년이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 건 개헌 때문이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지난 9월 5년 중임제인 대통령 임기를 7년 단임제로 바꾸는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쳤고, 77%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다만 현 대통령인 자신은 단임제의 예외로 두고 재출마하면서, 이번 임기를 단축해 조기 대선을 치르는 방식을 택했다.
러시아와 거리두며 경제발전 도모
‘중립 외교’의 첫 행보는 러시아와 거리두기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구소련 붕괴 후 독립해, 최근까지도 러시아의 강력한 영향 아래 있었다. 하지만 개전 후 토카예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면전에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친러 분리독립 세력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지난 8월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와 정보공유 협정을 맺어 러시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지난달엔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추방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묵살했다. 디플로매트는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의 태도 변화를 배신으로 간주하고 은밀한 위협을 가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대신 중국과의 교류를 대폭 늘렸다. 1992년 3억 달러(4000억 원) 수준이던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252억 달러(33조7000억 원), 올해 1~7월 176억 달러(23조6000억 원)로 급증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이니셔티브의 핵심 거점인 카자흐스탄에 각별한 공을 들여 왔다. 2013년 일대일로 구상을 첫 발표한 장소도 카자흐스탄이었고, 지난 9월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외유를 재개하며 첫 순방지로 택한 곳도 카자흐스탄이었다. 당시 시 주석은 카자흐스탄에 “영토 보존”을 약속했고, 러시아를 향해 “카자흐스탄을 불안하게 만들지 말라”고 경고를 날렸다.
"미국 막으려는 중·러 압박 극복이 관건"
파이낸셜타임스는 “토카예프는 카자흐스탄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러시아와 한 통속으로 묶이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호전적인 이웃(러시아)을 잘 달래면서 독립적인 노선을 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플로매트는 “토카예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정학적 지위를 이용해 러시아·중국·서방 사이에서 매우 좁은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다”면서 “서방, 특히 미국의 진입 막으려는 중·러의 압박을 어떻게 극복해낼지가 두 번째 임기 성공의 관건”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