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는 19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 3승제) 5차전에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5-1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만든 양키스는 휴스턴이 기다리는 7전 4승제 ALCS에 올라갔다.
양키스의 무기 홈런포가 초반부터 터졌다. 1회 말 4번 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턴이 선제 3점포를 날렸다. 2회엔 저지가 솔로 아치를 그려 4-0을 만들었다. 비로 경기가 하루가 밀리면서 선발로 나선 네스토르 코르테스도 5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했다.
5차전은 '요람 세리머니'가 지배했다. 클리블랜드 1루수 조시 네일러는 4차전에서 홈런을 친 뒤 양키스 투수 게릿 콜을 향해 요람을 흔드는 듯한 동작을 했다. '너는 내 아들'이란 의미로 상대를 자극하는 셀러브레이션이었다. 콜은 "귀여웠다"고 받아쳤지만, 양키스 팬들은 분노했다. 네일러가 타석에 설 때마다 요람 세리머니를 했다. 양키스 유격수 글레이버 토레스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요람을 흔드는 척 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저지의 방망이는 조용했다. 그를 상대한 투수들은 신기록의 제물이 되기 싫어 정면승부를 피했다. 시즌 60호 홈런 이후엔 14경기에서 2개를 치는 데 그쳤다.
포스트시즌 역시 잠잠했다. 1, 2차전 합쳐 8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삼진은 7개나 당했다. 3차전 첫 안타를 홈런으로 때려냈으나 그게 전부였다. 4차전도 단타 하나에 머물렀다. 네 경기 합쳐 16타수 2안타에 볼넷도 하나 뿐이었다. 양키스도 3차전에서 9회에 역전패당하는 등 고전했다. 급기야 양키스 팬들이 저지를 향해 야유를 보내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저지는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개막 전 양키스와 연장계약을 논의했으나, 저지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저지가 홈런쇼를 펼치면서 몸값이 폭등해 계약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어쩌면 이날 경기가 저지가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5차전에서 저지가 홈런과 함께 양키스가 ALCS에 진출하면서 동행은 좀 더 길어졌다. MLB닷컴은 저지가 이기면 시리즈에 승리하는 경기에서 통산 4번째 홈런을 터뜨려 이 부문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고 소개했다.
양키스의 상대는 막강 휴스턴 애스트로스다. 휴스턴은 지난 5년 동안 세 차례나 AL 우승을 차지하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올해 ALDS에선 일찌감치 시애틀 매리너스에게 3연승을 거두고 양키스를 기다렸다.
객관적 전력은 휴스턴의 우세다. 휴스턴은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살아남은 네 팀 중 유일하게 정규시즌 100승을 넘겼다. 막판까지 혈전을 치른 양키스와 달리 휴스턴은 나흘을 쉬었다.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가 다시 1차전 선발로 나설 수 있다. 양키스는 ALCS 1, 4차전에서 2승을 거둔 콜이 등판할 수 없다.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도 빠져 불펜도 휴스턴이 압도적으로 강하다. 5차전에서 애런 힉스도 다쳤다.
양키스가 믿을 건 홈런 뿐이다. 양키스는 저지를 앞세워 정규시즌 162경기에서 254개의 홈런을 쳤다. 휴스턴도 장타력(214개, 4위)은 좋지만 홈런 생산력은 양키스가 조금 더 낫다. 저지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