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지스 어쇼어' 대안으로 신형 이지스함 2척 2028년까지 도입

중앙일보

입력 2022.09.0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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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지상 배치형 요격미사일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를 대체하는 신형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이지스함)을 2028년까지 2척 취역시키기로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일 보도했다. 새로 건조되는 이지스함은 자위대 함정 중 최대 규모로 지상 목표도 공격 가능한 장사정 순항 미사일이 탑재될 전망이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8200톤급 이지스함 '마야'. 일본은 현재 8척의 이지스함을 갖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방위성은 지난달 31일 내년도 예산안을 정부에 제출하면서 이지스함 두 척의 설계비 등을 포함시켰다. 방위성에 따르면 이지스함은 2023년 설계를 시작해 2027년 말까지 한 척, 2028년 말까지 한 척을 완성해 현장에 투입한다. 새로 도입되는 이지스함은 기준 배수량이 약 2만 톤, 전체 길이는 210미터 이하 급으로 현재 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함정 중 최대 규모다. 
 
이지스함에는 평소보다 높은 고도에서 쏜 고각 발사 미사일 요격에 유용한 레이더 SPY-7과 요격미사일 SM-6를 채택한다. 승무원 약 11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로 대형화를 통해 해상에서 흔들림을 줄이고 장기간 요격 태세가 가능하도록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 함정에 육상자위대 12식 지대함 유도탄을 개량한 사거리 1000㎞의 순항 미사일을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17년 말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 등에 대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산 이지스 어쇼어 2기 도입을 추진했으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집권기인 2020년 6월 이 계획을 전격 중단했다. 이지스 어쇼어 배치 예정 지역이었던 아키타(秋田), 야마구치(山口)현의 반발과 이지스 어쇼어의 미사일 추진체(부스터)가 엉뚱한 곳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기술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게 중단 이유였다.


이후 일본 정부는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을 추가 도입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민간업체들은 신형 이지스함 2척 도입 비용으로 약 4800억엔(약 4조6000억 원)~5000억엔(약 4조8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내년 예산에는 설계비와 엔진 등 구입 비용이 방위비 예산과 별도로 항목만 표시하고 금액을 명시하지 않는 '사항 요구'에 포함됐다. 
 
방위성은 지난달 31일 2023회계연도(2023년4월∼2024년3월) 방위비로 사상 최대인 5조5947억엔(약 54조1600억 원)을 정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이 요구안에는 이지스함 관련 비용 등 금액이 명시되지 않은 '사항 요구' 항목이 100여 개나 포함돼 연말 결정되는 실제 최종 방위비는 6조엔대(60조원대) 중반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6조엔대 중반이면 2022회계연도(5조4005억엔) 대비 약 1조엔(약 10조원), 20%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사태, 대만 해협 긴장 고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을 자국 안보 불안 요인으로 꼽으며 원거리 타격 수단 확보, 미사일 방어 체계 확충 등을 골자로 한 방위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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