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비결이 뭔데?
최근 KT는 AI반도체, 로봇, 미디어 콘텐트, 디지털 금융 등 미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출범한 KT클라우드는 KT의 클라우드·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을 분할한 신설 법인. 지난해 4559억원이었던 매출을 2026년까지 2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국내 AI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에 3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안에 자체 AI 인프라에 AI반도체 구동 소프트웨어(모레), AI반도체 설계 역량(리벨리온)을 융합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천장 규모의 ‘GPU팜’클라우드 서버를 구축하려는 포석이다. 내년에는 여기에 자체 개발한 AI반도체를 접목할 계획이다. AI전용 반도체가 적용되면 기존 반도체보다 더 저렴하고 성능 높은 AI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에 참여했으며 넷플릭스와 KT의 미디어 채널(ENA, 올레tv, 시즌)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KT 측은 “지적재산권(IP) 확보부터 기획, 제작까지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축해 오는 2025년까지 관련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우영우’의 성공으로 KT의 미디어 사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커졌다.
② 배당 늘리고 자사주 사들이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효과를 봤다. KT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22.7% 올린 데 이어 올해도 41.5% 늘리는 등 3년 연속 배당금을 확대했다. 시가 배당률은 5.9%, 배당금 총액은 약 4500억원 규모다.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도 대거 매입했다. 지난 2020~2021년까지 사들인 자사주만 약 3000억원 규모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실적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하지만 최근 들어 KT를 비롯한 통신3사의 탈통신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설립 37년 만에 인적분할을 통해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관련 투자전문 회사 SK스퀘어를 출범시켰다. 통신과 비통신부문을 분리해 각 영역에 맞는 경영 구조를 갖추고 투자 기반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 역시 현재 20% 수준인 비통신분야 매출을 2025년까지 30%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해 취임 간담회에서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보안, B2B 솔루션, 콘텐트 등 6대 비통신 분야에서 매출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② 민영화 20주년 KT: 이달로 민영화 20주년을 맞은 KT로서는 'KT맨'인 구현모 대표 임기 중 시총 10조원을 돌파했다는 의미가 작지 않다. 1981년 한국통신으로 시작해 2002년 민영화한 KT에는 정권과 가까운 외부 유력인사들이 최고경영자(CEO)로 자주 영입돼 ‘낙하산 경영’ ‘무늬만 민영화’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면, 구 대표는 내부 승진으로 CEO에 오른 케이스. 1987년 입사해 경영전략담당(상무), 경영지원총괄(사장) 등을 거치며 KT의 전략기획통으로 꼽혔다. 2020년 취임 당시 KT 노동조합은 “11년 만에 내부 출신 CEO 후보자가 선임된 것을 환영한다”며 성명을 내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취임하며 그간 KT CEO 선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외압 의혹이 해소된 측면이 있다”며 “KT 내부에서 디지코 전략을 민영기업으로서 거둔 성과로 평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이를 위해 KT는 2026년까지 네트워크·디지코 분야에 각각 12조원, 벤처·스타트업에 3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27조원을 투입해 혁신성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KT가 본질적인 실적 성장을 통해 배당 등 주주 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통신과 디지코 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기업가치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