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 내려가기만 하네요.
- 거의 다 왔습니다. 자산들이 무너지는 순서를 보면, 채권이 제일 먼저 무너졌죠. 채권 변동성이 1980년대 초반 이래로 가장 컸어요. 그 다음은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절반 이상 빠졌어요. 이제는 주식이 무너지고 있는데 코스피 2300선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죠. 마지막 남은 건 부동산이에요. 이렇게 모든 자산군들이 무너지고 있는 걸 보면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 다행이라고요?
- 다 무너졌다는 건, 바닥권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어느 하나의 자산이라도 남아서 버티면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는 거거든요. 지금은 바닥까지 90%쯤은 온 것 같아요.
- 지하 몇 층까지 있는 건가요.
- 코스피는 2000선 정도가 최후의 방어선이 되지 않을까. 그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으나 그런다 해도 그 기간은 길진 않을 겁니다. 하루 이틀, 길어야 일 주일 정도. 그런 건 의미 없는 구간이죠. 하룻밤쯤 5성급 호텔에서 잔다고 내가 부자는 아닌 거잖아요. 거기서 1년쯤은 묵어야 부자인 것처럼요.
- 시기는 언제로 예상하세요?
- 2분기 기업 실적이 발표되는 7~8월에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S&P 500 지수 같은 경우 3000선 초반 정도까지 갈 수도 있다고 봐요. 꼭 그렇게 된다는 전망이라기보다, 그 정도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정신 건강이나 투자 방법상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닥이 왔는데 투자할 돈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 겨울은 좀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까요.
- 3분기 내로 조정이 돼 4분기에는 많이 회복할 거라 봅니다. 미국은 중간선거 있는 해 11월 정도부터 많이 오르는데 올해도 그런 패턴을 따르지 않을까 싶고요. 국내 장은 극도의 저평가 상태기 때문에 미국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한다면 투자자들의 심리도 나아질 거고, 여기에 환율도 안정된다면 코스피 2600~2700 정도까진 어렵잖게 올라올 거란 게 저의 개인적 생각입니다.
- 주식시장이 어렵다 보니 채권 등 분산투자 관심이 커지더라고요.
- 최근 채권을 많이 산다고들 하는데, 요즘 하는 채권투자의 전제는 만기 보유입니다. 금리가 더 오르면, 채권을 팔았을 때 손실을 많이 보겠죠. 미국 국채 10년물의 경우 금리가 1% 뛰면 9%정도 손실이 납니다. 부자라면 그냥 만기까지 보유할 배짱으로 채권투자에 뛰어드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개미 투자자에게 채권투자는 지나치게 신중한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 채권 이자라도 받는 게 낫지 않나요?
- 국채 3년물이 3%대 초반인데 삼성전자도 2% 배당 합니다. 이자 받는 건 큰 차이가 없는데, 가격 변동성을 봤을 때 주식이 유리하죠.
- 주식만 사서는 분산이 안 되잖아요.
- 삼성전자와 달러의 코릴레이션(상관계수)이 –0.64예요. 두 개의 자산이 거꾸로 움직인단 얘깁니다. ‘삼성전자는 6만원 밑은 바닥이고 9만원이면 꼭대기다’는 생각을 갖고 투자를 한다면, 한 7만원쯤 왔을 때 일부 팔고 판단을 해 보는 겁니다. ‘9만전자’까지 간다는 건 환율은 더 떨어진단 얘긴데요. 그럼 이제 팔고 달러를 사면 됩니다. 그러다 환율이 오르고 삼성전자가 가격이 내려오면 다시 삼전을 사고. 이런 무한매수법을 통해 계속해서 수익을 낼 수 있어요.
- ‘100-나이’를 뺀 만큼(%)을 주식에 투자하란 얘기가 있던데 어떻게 보시나요.
- 적당한 것 같아요. 제가 만 나이 50인데 50%정도를 주식에 투자하는 게 괜찮아 보이고요.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위험에 대한 내성이 줄어드니까요.
- 너무 안전하기만 하면 수익이 문젠데요. 우리나라 사적연금 수익률은 3%도 안 되고요.
- 원금보장형처럼 어리석은 투자법이 없습니다. 6:4 포트폴리오 투자의 20년 평균 승률이 80%정도 되거든요. 마이너스가 날 때도 있지만 20번 중 4번이고 나머지 16번은 6~7%대로 시장을 이기는 수익을 낸 겁니다. 2%씩 꾸준하게 버는 거랑 격차는 매우 큽니다. 복리효과까지있으니까요. 연금에 목숨을 건 미국은 1970~80년대부터 퇴직연금을 증시에 쏟아붓기 시작했는데 이제 미국 시가총액의 1/3이 연금입니다.
-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으로 퇴직연금 수익이 좀 나아질까요?
- 우선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 원금보장형이 대부분이어서 큰 해결책이 되긴 어려워 보여요. 자산운용사의 능력도 문젠데, 미국에선 DC에 가입하면 회사에서 운용사를 몇 군데 제시해 주고 그 중에 선택해 가입을 하면 알아서 연 7%정도를 해주거든요. 문제는 우리나라 자산운용사들도 그럴 능력이 있느냐인데. 조금씩 돈을 (안전자산이 아닌 곳에) 부어 가면서 수익률로 보여줄 문제겠죠.
이 기사는 7월 8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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