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이게 왜 중요해
사모펀드, 양날의 검
① 택시업계는 : 카카오 가맹택시(카카오T블루)냐, 아니냐에 따라 입장 차가 있다.가맹택시는 올해 3월 기준 총 3만7000여대. 이들은 카모를 통해 승객들의 콜을 받는 대신 운임의 20%를 수수료(실질 수수료는 3.3%)로 낸다. 즉, 가맹택시 매출이 오르면 카모의 매출도 커진다. 카모의 새 주인이 수수료율을 올려 수익성 개선을 시도할 경우 가맹택시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 가맹택시 수수료 사업은 지난해 카모의 ‘적자 탈출’(흑자 126억원) 비결로 꼽힌다. 그렇다고 우려만 있는 건 아니다. 카카오T블루 계약·운영을 담당하는 가맹지역본부 블랙핀의 강순구 대표는 “불안한 것도 사실이지만 카카오가 카모를 경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건 사실”이라며 “카모 새 주인으로 거론되는 PEF는 (현 주주인) 미국계 PEF보다는 택시 친화적일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 택시들도 카모 매각설에 긴장하고 있다. 카모의 주인 바뀌면 ‘욕 먹는’ 일반 호출 중개에서 힘을 빼고, ‘돈 되는’ 가맹택시에 전념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서다. 그간 카모는 수수료 내는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주고, 일반 택시엔 불리하게 호출을 중개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국내 택시호출의 90%를 중개하는 플랫폼이다보니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비판이었다. 한 법인택시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카카오가 택시업계와 어떻게든 상생하려는 자세가 있었는데, 카카오 본사가 (카모에서) 발을 뺀다면 갈등이 커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② 직원들은 : 불안이 크다. 대기업 카카오의 우산에서 나와야 하는 데다,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하면 보통 구조조정 수순을 밟기 때문. 매각설이 떠돈 이후 카모 직원들은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유니언’에 대거 가입했다. 노조 가입률도 50%를 돌파했다. 카카오에서 노조 가입률이 절반을 넘긴 계열사는 카모가 처음. 카카오 노조를 이끄는 서승욱 지회장(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은 “대주주에서 물러나면 지분 변경이든 전체 매각이든 같다. 경영권이 넘어간다는 게 직원들에겐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③ 우티·타다는 : 글로벌 기업 우버와 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의 합작사인 우티는 모빌리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우티 관계자는 “(카모가) 어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는지가 다른 모빌리티 사업자들에겐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타다는 ‘가는 길’이 다르다며 파급 효과를 제한적으로 본다. 타다는 대형 고급 택시 위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타다 운영사인 VCNC 관계자는 “우리와 타깃이 달라, 경쟁관계는 아니지만 산업적으로 큰 이슈라 지켜보고 있다”며 “(PEF가 타다의 새 주인이 된다면) 이전처럼 적자를 감수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④ 소비자들은 :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택시 요금 인상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플랫폼 가맹·중개사업은 요금이 자율신고제로 운영된다. 이전까지 카모가 요금을 올리지 못한 건 사회적 비난을 우려한 카카오 본사 방침 때문이다. 매각이 성사된다면 눈치 보지 않고 법에 따라 요금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는 카모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이 없는 시장’의 문제라고 짚었다.
정 사무총장은 “카모의 택시호출 독점 구조가 깨질 수 있도록 시장에서 경쟁이 활성화될 구도를 만드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순구 블랙핀 대표도 “택시 산업에 오래 누적됐던 문제가 모빌리티 산업에 그대로 재현된 게 가장 큰 문제”라며 “1등인 카카오도 힘들어 물러서는 시장이면 2·3·4등은 어떻겠나”고 말했다.
여행·화물로 몸집 키울까
국내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PEF가 경영권을 인수한다면 카모의 기업가치를 수년 내에 2배로 올려 되팔려 할 테니 여행·화물로의 확장은 필연적”이라며 “사회적 갈등이 심한 택시·대리 사업을 더 키우기보단 여행·물류 등 신사업을 키우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필요하게 택시에 끌려 다니던 모습이 사라지고 과감하게 허들을 넘게 되면서 카모와 스타트업의 경쟁력 차이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