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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택시 운행 줄었는데, 카카오T블루 수수료 매출은 3배 됐다

중앙일보

입력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카카오 본사로부터 매출 3000억원 돌파 기념 황금 라이언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 전시된 황금라이언. 박민제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카카오 본사로부터 매출 3000억원 돌파 기념 황금 라이언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 전시된 황금라이언. 박민제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이 1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택시·모빌리티 시장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카카오택시 나홀로' 성과를 냈다. 그런데 실적 향상의 배경에 논란의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가 있다.

무슨 일이야

10일 카카오모빌리티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54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2801억원) 대비 95%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년도에는 13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실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카카오모빌리티 실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게 왜 중요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2년간 택시·모빌리티 업계는 승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 한해 3억 7561만 여건이던 서울시 택시 이용 건수는 지난해 2억 7404만여건으로 1억건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택시 전체 수입도 3조 5556억원에서 2조 6165억원으로 급감했다. 업계 전반의 상황이 이런 가운데 국내 택시 호출의 90% 이상을 중개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실적은 크게 개선된 것이다.

서울시 택시 이용건수.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서울시 택시 이용건수.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카카오는 어떻게?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외에도 사업 전반에서 실적이 고르게 개선된 영향이라고 설명한다. 기업전용 서비스 카카오T비즈니스 회원 수가 2020년말 7500곳에서 지난해 말 5만 곳으로 급증했다. 카카오T바이크 수도 같은 기간 6000여대에서 1만 7000대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택시 외에도 대리, 기업간거래(B2B), 주차, 전기자전거(바이크) 등 다양한 사업부문의 고른 매출 성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빌리티 업계에선 자회사 중 케이엠(KM) 솔루션의 실적을 주목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420억원, 당기순익은 99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141억원)은 198%, 당기순익(24억원)은 312% 늘었다. KM솔루션은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의 가맹본부 역할을 한다. 가맹을 맺은 택시 사업자로부터 가맹택시 매출의 20%를 수수료로 받고, 택시 외관 장식이나 갓등 설치비도 별도로 받는다. 또 0~3000원까지 탄력적으로 적용되는 카카오T블루 호출료도 택시사업자와 5대 5로 나눈다. 즉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로 랩핑된 가맹택시 수가 늘수록 KM솔루션 매출도 늘어나는 구조. 카카오T블루 가맹 택시 수는 2020년말 1만 6000대에서 지난해말 기준 3만 6000대로 2만대 가량 늘었다.

카카오T블루 가맹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카카오T블루 가맹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KM솔루션은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자회사 중 유일한 흑자 회사이기도 하다. 동고택시 등 직영 택시 회사 9곳과 이를 관리하는 티제이파트너스까지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10곳의 당기순손실 합산 규모는 약 34억여원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종속기업 20곳 중 흑자를 낸 회사는 KM솔루션과 주차 관련 자회사 마이발렛(당기순익 1억 7574만원) 2곳에 불과하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KM솔루션 실적은 가맹택시 성장에 따른 것”이라며 “KM솔루션이 택시 기사·법인의 영업을 돕기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커지는 콜 몰아주기 논란 의혹

카카오T 택시 호출하면 어떻게 배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 택시 호출하면 어떻게 배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수수료·호출료 매출 급증이 실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콜 몰아주기’ 논란도 다시 커질 전망이다. 지난 4일 카카오모빌리티가 공개한 ‘카카오T 택시 배차 시스템’에 따르면 승객이 카카오T블루를 호출하는 경우 콜이 카카오T블루 택시에만 전달된다. 반면 일반택시 호출 시에는 인공지능(AI)이 택시 기사의 과거 호출 수락률 데이터 등을 보고 수락 가능성이 높은 기사에게 콜을 먼저 보낸다.

택시 업계에선 콜을 거절할 수 있는 비가맹택시와 자동 배차 방식인 가맹택시 기사 간에는 콜 수락률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어 좋은 콜이 가맹택시에만 간다고 비판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콜을 더 많이 수락하는 기사에게 사용자(승객)를 더 연결해주면 배차가 빨리 이뤄져 사용자 만족도가 커지는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국내 모빌리티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 가맹택시의 호출건수가 많아질수록 매출이 늘어나게 구조를 짜 놓고, 이를 AI 배차로 설명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심판(플랫폼)이 선수(직영·가맹택시)로 뛰는 구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가맹택시도 법적으로는 중형택시라, 일반 택시를 호출한 사용자에게 가맹택시를 배차해도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이익률이 아직 2%에 불과해 더 성장해야 하는 회사"라며 "매년 100억원씩 총 500억원 기금을 마련해 모빌리티 생태계 모든 참여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상생 노력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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