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뛰면 삼성전자는 손실? 이익? 체크하는 방법[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2022.06.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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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도 오르고 환율도 오르고, 요즘 시장 쳐다 보면 멀미가 날 지경이죠? 금리와 환율은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주게 마련. 그럼 지금처럼 변화 무쌍한 변수들이 내가 투자하는 기업에 얼마나 위험할까? 이번 디저트에선 이걸 재무제표 주석으로 확인할 수 있는 꿀팁 하나 드릴게요.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많이 쓰는 기업 입장에선 이자 비용이 늘겠죠? 특히 변동금리로 받았다면 손실은 더 커질 테고요. 개인으로 따지면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 받아 집 샀다가 금리 올라 등골 휘는 격. 이자 비용은 기업 재무제표에선 '영업외비용'으로 배당의 원천인 당기순이익을 깎아 먹는 요인!
 
채권 투자 많이 한 기업이라면 금리 오를 때 채권 가격도 내리니까 그만큼 손실도 늘게 마련이죠. 이자 3%만 줘도 좋다고 투자했던 채권인데, 금리가 올라서 이자를 4~5% 주겠다는 채권도 막 생겨나면 예전에 투자한 채권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잘 생긴 사람이 많아지면 왕년의 내 인기가 떨어지는 것과 비슷.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법. 셔터스톡

환율이 올라도 손해보는 기업들이 생기죠. 그만큼 원화 가치가 낮아져서 수입 원재료도 비싸게 사야 하지만, 외화로 대출 받은 게 많은 기업이라면 가만히 앉아서 부채가 늘어나는 현실에 직면하죠.
 
개미들이 이걸 일일이 계산해 보긴 어렵죠. 그래서 기업들은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는 '재무제표 주석'에 금리와 환율이 변할 때 얼마나 손해를 보고 이익을 얻게 되는 지를 대략 계산해서 투자자들에게 알려줍니다. '재무제표 주석'을 연 뒤 '외환위험', '이자율위험'을 검색해서 보시면 되죠. 이런 게 있는 지 몰라서 못 봤을 뿐이죠.

재무제표는 위험 요인을 찾는데 아주 유용한 수단! 셔터스톡

다만 이것은 금리·환율·유가·주가 등 외부 거시 변수에 따라 기업이 입는 전체적인 손실을 몽땅 측정한 건 아닙니다. 원자재 살 때나 영업할 때, 유통할 때 들어가는 모든 비용의 증감은 회계법인도 가늠하기가 쉽지 않죠. 다만 기업이 보유 중인 채권 등 금융자산이나 변동금리로 받은 금융부채, 외화자산이나 외화부채 등은 나름대로 정확히 측정해 볼 수가 있습니다. 자산을 사들였을 때나 빌렸을 때, 환율이나 금리가 변한 정도를 따져보면 되니까요.


먼저 금리가 오르면 삼성전자의 이자 부담은 얼마나 늘어나는 지부터 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연결 재무제표 주석 중 '이자율변동위험'

위 내용 그대로 결산 시점보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빚 때문에 당기손익은 187억원 정도 손실이 난다는 걸 알 수 있죠. 다만 금리가 오를 때 오히려 이익을 보는 금융자산도 많아서 오히려 금융자산·부채 전체로는 이득인 구조입니다. 어쨌든 삼성전자는 작년 한 해 당기순이익만 40조원을 냈으니 저 정도 손익은 무시해도 될 정도죠.
 
다음으로 대한항공을 볼까요?

대한항공 연결 재무제표 주석 내 '외화민감도 분석'

항공사는 대형 항공기를 외화로 빌려서 운영을 하니, 외화부채가 많죠. 환율이 10% 오르면(원화 10% 약세) 달러 관련 자산·부채에선 4853억원, 유로화 관련한 건 1049억원 손실이 납니다.
 
덤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으니 대한항공의 유가 변동 위험도 살펴보겠습니다. 비행기는 기름을 많이 먹으니까요.

대한항공 연결 재무제표 주석 내 '유가 변동 위험'

유가가 10% 오르면 영업손실로 1786억원 정도를 본다고 나와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작년 한 해 당기순이익은 5800억원 정도였으니 환율과 유가 변동만 해도 엄청나게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는 걸 파악할 수 있죠.

유가 변동에 따른 손익 변화도 재무제표 주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셔터스톡

개미들은 회사가 계산해서 보여주는 결과를 활용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입해 볼 수가 있겠죠. 가령 회사는 금리 1% 상승시, 환율 10% 상승시를 가정하고 손익 변동을 계산해 놓은 결과를 보여줬다면, 우리는 실제 오르내린 숫자를 대입해서 손실액을 유추해 볼 수가 있겠죠. 산수도 해야 하고 손도 좀 가겠지만, 돈 잃지 않으려면 부지런해야겠죠?
 
이제 앤짱이 님들도 내가 투자한 기업이 금리와 환율 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 한번 확인해보세요~ '재무제표 주석'은 이렇게도 유용하답니다. by.앤츠랩
 
※이 기사는 6월 27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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