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런 오존 오염 피해는 한국만 겪는 것은 아니다. 동아시아를 포함해 아시아 지역 전체에서 심각한 환경 문제로 등장했다.
세계적으로는 연간 40만 명 이상 오존 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대학, 해양대기국(NOAA) 등에 소속된 연구팀은 최근 세계 1만2946개 도시와 도시 주변 지역, 근교 지역, 농촌 지역 등의 오존 오염도와 이에 따른 조기 사망자를 분석한 논문을 '환경 연구 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측정망에서 얻은 측정치와 화학 수송 모델에서 얻은 오염 추정치를 더해서 1990~2017년 세계 각 도시와 인근 지역의 오존오염도를 구하고, 1㎞ 해상도의 인구 분포 데이터를 적용해 조기 사망을 추정했다. 연구팀은 오존 농도가 10ppb 상승할 때마다 호흡기 질환 사망자가 6%씩 증가하는 것을 바탕으로 계산했다.
도시보다 주변지역에서 사망자 많아
사망자 가운데 15만7000명(37%)은 세계 인구의 40%가 거주하는 도시 지역에서 발생했다.
또, 23만8000명(56%)은 도심에서 1시간 이내의 도시 주변 지역(세계 인구의 47%가 거주)에서 사망했다.
대륙별로 보면 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사하라 사막 이남 등지에서 오존 사망자가 많았다. 북한은 동아시아에 포함됐지만, 한국은 동아시아가 아닌 고소득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묶였다.
인도와 중국에서 오존 사망자가 전 세계 도시 전체의 오존 사망에서 68%를 차지했다. 인도는 5만6500명(39%), 중국은 4만2000명(29%)을 차지했다.
인도와 중국에 이어 미국 도시의 오존 사망자는 6만8000명, 방글라데시가 6000명, 파키스탄이 4300명이었다.
인도와 중국 오존 오염 심해
또, 도시 주변지역의 10만 명당 사망자는 남아시아가 13.8명, 동아시아 7.2명, 고소득 북미 지역 4명, 고소득 아태지역 3.5명, 서유럽 3.3명 순이었다.
도시에서 발생한 오존 사망자의 절반(51%)은 사망률이 높은 상위 250개 도시에서 발생했는데, 250개 도시의 4분의 3은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 있는 도시들이고, 고소득 아태지역 도시로는 서울 등 한국 3곳과 일본 3곳이 포함됐다.
도시별로는 인도 뉴델리의 경우 3400명, 콜카타는 2700명, 뭄바이는 2600명으로 추산됐고, 중국 베이징은 2900명, 광저우는 2100명의 조기 사망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얻은 오존 사망률 추정치는 기존 연구보다는 다소 높은 것으로 추정됐지만, 초미세먼지나 이산화질소 등 다른 오염물질로 인한 사망률 분포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일부 고소득 국가에서는 오존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전구물질의배출량을 줄이는 덕분에 오존 사망률이 다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오존 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크다"고 덧붙였다.
도시 전체 권역을 함께 관리해야
질소산화물이나 휘발성 유기 화합물 등 오존의 재료가 되는 오염 물질이 도심에서 배출된 다음 바람을 따라 이동하면서 오존이 형성되는 데다, 도시 주변 지역에서도 오염물질이 다량 배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도심에서 질소산화물 가운데 일산화질소(NO) 농도가 높으면, 오존이 일산화질소를 이산화질소(NO2)로 산화시키는 데 소비되기 때문에 오존 농도가 낮아질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오존의 건강 영향과 관련해 도시 주변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도심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까지 포함하는 도시권 전체(urban-rural catchment areas)의 대기오염 모니터링과 개선 조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