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 의회 연설 "우크라 날마다 9.11…전투기 지원을"

중앙일보

입력 2022.03.16 22:39

수정 2022.03.16 22:44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화상으로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9·11 같은 테러 상황을 우크라이나는 날마다, 밤마다 겪고 있다. 부디 우크라이나 하늘에 비행금지구역(No Fly-zone)을 설정해달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ㆍ하원 합동 연설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 의원들과 줌 미팅을 한 적은 있지만, 화상으로나마 미 의회를 상대로 정식 연설에 나서는 건 개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9·11 테러에 비유하면서 우크라이나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그는 "만약 이게 안 된다면 대안으로 전투기와 방공미사일 등 추가적인 군사 지원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대러 제재 강화와 함께 미국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철수를 거듭 촉구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와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본격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거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서방의 무력 분쟁 개입”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미 의회 상하원 의원들은 16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에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9시(우크라이나 시간 오후 3시)를 조금 넘겨 의회 중계 스크린에 나타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8일 영국 하원 연설 때와 마찬가지로 카키색 셔츠 차림이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옆에 세워둔 채 그는 20분 가까이 설득력 있는 어조로 연설을 이어갔다. 막바지엔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강조하는 영상물이 상영되기도 했다. 참석 의원들은 연설 시작과 마지막에 기립 박수로 호응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99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미 의회는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성명에서 “우리 의회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러시아의 잔인하고 불법적인 전쟁에 맞서 비범한 용기와 회복력, 투지를 보여준 우크라이나 국민을 존경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상ㆍ하원 연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