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ㆍ하원 합동 연설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 의원들과 줌 미팅을 한 적은 있지만, 화상으로나마 미 의회를 상대로 정식 연설에 나서는 건 개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9·11 테러에 비유하면서 우크라이나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그는 "만약 이게 안 된다면 대안으로 전투기와 방공미사일 등 추가적인 군사 지원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대러 제재 강화와 함께 미국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철수를 거듭 촉구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와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본격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거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서방의 무력 분쟁 개입”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99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미 의회는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성명에서 “우리 의회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러시아의 잔인하고 불법적인 전쟁에 맞서 비범한 용기와 회복력, 투지를 보여준 우크라이나 국민을 존경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상ㆍ하원 연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