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방의회 회의를 주재한 이냐치오 카시스 대통령이 직접 밝힌 내용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물론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등 EU 제재 명단에 오른 367명의 스위스 내 자산이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스위스 내 러시아 기업 및 개인이 보유한 자산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110억 달러(13조2495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이를 막기 위해 급히 제네바행 국적기 아에로플로트에 탑승하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EU가 라브로프 장관의 유럽 내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스위스에도 위험한 도박이다. 그동안 중립국으로서 쌓아온 국가 정체성을 흐리고 경제적으로도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스위스는 제재 동참에 미온적이었다. 지난주만 해도 카시스 대통령은 “(제재 이후) 러시아로부터 새로 유입되는 자금은 막겠지만 예금주들의 계좌 접근은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스위스의 중립국으로서의 위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실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고 민간인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스위스 내 여론이 악화하자 카시스 대통령도 입장을 바꿨다. NYT는 “스위스에 중립국 지위는 전통이자 의미가 큰 전략”이라며 “이를 잠시 내려놓았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