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업계 "극장 영업시간 제한은 탁상행정…즉시 해제하라" 국회앞 결의대회

중앙일보

입력 2021.12.21 12:38

수정 2021.12.2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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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 앞에서 열린 ‘영화업계 정부 지원 촉구 결의 대회’에서 한국상영관협회 및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단체 소속 영화인들이 영업시간 제한 해제 및 손실 보상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고사위기에 처한 영화업계가 영화관 영업시간 오후 10시 제한을 즉시 해제하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한국상영관협회와 각 극장사,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수입배급사협회 등 영화단체 소속 영화인 49명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영화업계 정부지원 호소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로 영화산업이 무너져가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위탁 극장 극장주, 영화관 상권 지역 소상공인 등도 ‘살려달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참석했다.  

21일 영화업계 정부지원 호소 결의대회

결의대회에서 영화인들은 ▲극장 영업시간 제한 즉시 해제 ▲코로나19 이후 영화 업계 전반의 피해액 산정 및 손실 보상 ▲정부 주도의 배급사 대상 개봉 지원 정책 추진 ▲임차료 및 세금 감면 혜택 등의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21일 국회 앞에서 열린 ‘영화업계 정부 지원 촉구 결의 대회’에서 한국상영관협회 이창무 회장이 코로나19 이후 영화 업계 전반 피해액 산정 및 손실 보상 등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관 연간 관객수는 2019년 2억2600만명에서 팬데믹 후 지난해부터 5900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기 영화관 운영이 24시간 가능해지면서 신작들이 돌아오며 숨통이 틔는 듯했지만 18일부터 방역 강화 조치에 따라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됐다. 사실상 오후 7시 이후 상영이 어려워지면서 ‘비상선언’ ‘킹메이커’ 등 연말연시 기대작들이 대거 개봉을 연기했다.  
 

"영화산업 특성 살피지 않은 탁상행정" 

이에 한국상영관협회 이창무 회장은 “극장의 영업시간 제한으로 영화 개봉이 줄줄이 연기되고 극장 현장에서는 예약된 티켓의 대량 취소 사태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극장 운영시간을 제한한 것은 영화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 비판했다. “극장은 현재 모든 상영관이 백신패스관으로 운영되어 백신 미접종자는 아예 입장조차 허용되지 않고 자체적 띄어앉기, 음식물 섭취 금지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이라면서다. 


최근 영화 ‘유체이탈자’를 개봉한 제작자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영화시장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극장이 무너지면 영화업계 전체가 무너진다는 심정으로 꾸준히 작품을 극장에 배급하고 있다”면서 “일개 개인 제작자까지 영화업계의 생존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나서고 있는데 정부는 도대체 영화업계를 지탱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대기업이냐 아니냐 따질 때 아니다" 

19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전체상영관 백신패스 운영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대기업이란 이유로 정부 지원에서 방치되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입배급사협회장인 정상진 엣나인 대표는 “영화산업은 극장을 중심으로 하나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극장의 몰락으로 영화 제작 및 배급, 수입사 등 모든 영화업계 이해관계자들은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다. 지금은 대기업이냐 아니냐를 놓고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위탁 극장주 대표로 참석한 임헌정 지원 대표는 “정부는 극장이 대기업 계열이라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중소기업인 위탁 극장이 입는 손실에 대한 보상도 고려치 않고 있다”면서 “극장은 성수기를 대비해 채용을 늘리고, 영화 개봉을 위해 엄청난 마케팅비를 쏟아부었는데도 너무 쉽게 영업시간 제한을 결정해 그 손실을 모두 업계가 떠안게 됐다”고 “영화산업 전반에 이유 없는 희생만을 반복해서 강요하지 말고 영업시간 제한 해제와 적극적인 손실보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영화감독 정윤철은 “극장은 기업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영업점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의 문화 공간이자 지역 상권을 유지하는 허브 역할을 하는 중요 거점으로, 극장이 무너지면 문화도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동네 상권도 무너진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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