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은 평가원이 수험생들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격화됐다. 생명과학Ⅱ 20번에 대해 156건의 이의제기가 쏟아졌지만 지난달 29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해당 문항의 정답을 5번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평가원은 “문항의 조건이 완벽하지 않아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 타당성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문항의 일부 조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답을 고르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개체 수가 음수로 나온 동물 종이 있지만, 선택지를 고르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전제가 틀려 문제가 성립할 수 없다는 수험생과 ‘정답은 도출할 수 있다’는 평가원의 입장이 갈리는 부분이 이번 사태의 쟁점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만약 평가원 주장대로 전제에 오류가 있어도 문제는 성립한다고 하면, 앞으로 수능 문제제기 자체가 너무 어려워진다”며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인 수능의 신뢰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대표는 “앞으로 문제를 푸는 학생들이 비슷한 문제를 풀 때 자기가 추론한 논리가 맞는지 확신하기가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