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을 활용한 업사이클링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면서, 업사이클은 여행에서도 중요한 테마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에도 매력적인 업사이클링 시설이 여럿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12월 가볼 만 한 곳 ‘다시 태어난 여행지’ 가운데 4곳을 추렸다.
이제 석유는 없지만 - 문화비축기지(서울)
석유를 저장하던 탱크 시설(T1∼T5)이 지금은 문화 공간이 됐다. 이를테면 T1은 전시장으로, T2는 야외 공연장으로 탈바꿈했다. T3는 탱크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카페와 생태도서관 등을 갖춘 커뮤니티센터(T6)는 석유 탱크를 해체하는 과정에서는 나온 철판을 활용해 세운 건물이다. 녹슨 철판으로 둘러싸인 독특한 외관 덕에 TV드라마 ‘스타트업’에서는 ‘샌드박스’라는 가상 회사의 건물 외관으로 등장했다.
빛과 미술 – 빛의 벙커(제주도)
현재 모네, 르누아르, 샤갈, 클레 등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전시하고 있다. 빔프로젝터 90대가 벽과 바닥 등에 영상을 투사한다. 웅장한 음악이 조화를 이뤄 몰입을 높인다. 개관 이래 누적 관람객이 100만명을 훌쩍 넘겼다. 빛의 벙커 옆에는 제주커피박물관바움이 들어서 있다. 옛 사무실과 숙소동을 활용해 2015년 문을 열었다.
폐광의 대변신 - 삼탄아트마인(강원도 정선)
탄광 시절 사무공간과 운전실 등이 있던 종합사무동은 현대미술관을 갖춘 삼탄아트센터로 모습을 바꿨다. 광부 300여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었던 공동 샤워장 두 곳과 장화를 닦던 세화장 등은 공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자, 역사의 흔적이다. 석탄을 옮기는 데 썼던 수직 갱도와 조차장 시설도 보존돼 있다.
신비로운 동굴 탐험 - 활옥동굴(충북 충주)
방치된 활옥동굴이 2019년 동굴 테마파크로 다시 태어났다. 갱도 2.5km 구간에 각종 빛 조형물을 설치하고, 공연장과 건강테라피존 등을 마련했다. 활석을 채취할 때 사용하던 권양기 같은 시설은 그대로 남아있다. 동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암반수가 고여 생긴 호수다. 2~3인용 투명 카약을 타고 동굴 속 호수를 누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