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TK에서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 초까지 야권 대선후보들의 혈투가 벌어진다. 먼저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TK 순회에 나선다.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11일 대구를 찾아 하루 동안 8개 일정을 소화한 뒤 13일 다시 1박 2일 일정으로 경북·경남을 찾을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나오길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홍 의원은 “이 지사도 인파이터고 저도 인파이터”라며 “인파이터 경력으로 따지면 이 지사는 저에게 게임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치하면서 가장 벗어나기 어려웠던 게 막말 프레임”이라며 “그런데 이 지사는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했다.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전국 유세장에서 쌍욕을 사흘만 틀면 대통령 선거는 끝난다”고 했다. “(욕설을 들은) 국민이 이 지사를 어떻게 찍겠느냐”는 주장이다.
홍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자료를 주고, 그 자료를 주는 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양해했느냐가 (가려야 할) 팩트다. 그 팩트만 가리면 될 걸 정치 공작으로 몰고 가느냐. 어처구니없다. 나중에 다른 팩트가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며 윤 전 총장을 견제하기도 했다.
이날 홍 의원이 가는 곳에는 적잖은 인파가 몰렸다. 일부 지지자는 홍 의원 일행을 따라다니며 최근 유행하는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 “무대홍”(무조건 대통령은 홍준표) 등을 연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같은 때 TK를 방문하게 되니 서로 비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누구에게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지, 누구에게 더 호감을 보이는지 등을 보면 어느 정도 현지 민심을 읽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 수치에서도 최근 TK 민심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이 공동으로 지난 6~8일 조사해 지난 9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중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도 TK 지지율에 적잖은 변화가 감지됐다.
조사 결과 홍 의원의 TK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14%(2일)에서 30%(9일)로 16%포인트 상승한 반면 윤 전 총장의 TK 지지율은 같은 기간 44%에서 20%로 2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론조사 결과를 지역별로 나눠 분석할 경우 오차범위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TK 지역 여론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건 분명하다는 게 현지의 공통된 분석이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조사해 지난 9일 공표된 리얼미터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도 흐름은 비슷했다. TK만 봤을 때 홍 의원은 20.6%(8월 24일)에서 37.2%(9월 9일)로 16일 만에 16.6%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윤 전 총장도 30%에서 33.1%로 3.1%포인트 올랐지만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다만 여야 후보 모두를 놓고 적합도 조사를 했을 경우 NBS 조사에선 22%(윤석열) 대 20%(홍준표), 리얼미터 조사에선 32.4%(윤석열) 대 22.6%(홍준표)로 윤 전 총장이 TK 지역에서 홍 의원을 여전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도 홍 의원의 TK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에서 호남이 그러하듯 국민의힘에 TK는 ‘전략적 요충지’다. TK 민심을 잡아야 당내 경선에서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를 상대로 한 ‘국민 시그널 공개 면접’ 행사의 진행을 맡은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TK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 정권 교체 열망이 높은 곳”이라며 “국민의힘 경선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곳으로, 이 지역의 승패가 전체 경선의 승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