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전지훈의 털무드(5)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홍보하는 여러 탈모 관련 제품이 1000만 탈모인의 눈을 현혹합니다. ‘헤어’, ‘자신감’과 같은 단어가 은근히 등장하며 마치 해당 제품을 사용하면 탈모증상이 호전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듭니다. 혹은 탈모치료에 비방(秘方)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명의를 찾아 다른 도시로 원정진료를 떠나기도 합니다. 기왕이면 하나를 먹어도 가장 우선순위의 약을 포함해야 하며, 부작용이 덜 한 것이 좋고, 되도록 사용이 간편한 것이 장기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탈모치료를 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
5-AR는 탈모의 원인 물질인 DHT(dihydrotestosterone)의 생성에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이 억제되므로 탈모 진행을 멈추게 하는 원리입니다. 작은 정제 형태로 되어있으며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1회 복용합니다. 간에서 대사되므로 정기검진 상 간수치 이상이 발견되었을 때는 중단해야 하고, 정상 수치로 회복되었을 때 복용을 재개할 수 있습니다. 약 복용 시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약 50%가량 감소하므로 건강검진 시 주치의에게 약 복용 사실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여성에게 사용 금기 약물이고, 약 복용 중에는 헌혈을 해서는 안되며, 1달간 약을 중단하면 헌혈이 가능합니다. 부작용에 관해서는 털무드 4편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
하지만 피나스테리드에 비해 부작용 발생 빈도가 약간 더 높다는 연구도 존재하므로 약물 선택에 있어 주치의와의 상의가 필요합니다. 오리지널 약물은 연질캡슐 형태로 복용 후 이따금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정제 형태의 복제약이 시판되었습니다. 역시 정기검진 상 간수치가 정상범위일 때 복용이 가능하며,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 시 주치의에게 약 복용 사실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헌혈을 위한 약 중단 필요 기간은 6개월입니다.
미녹시딜(minoxidil)
회사마다 약을 녹이기 위해 사용하는 용매의 종류·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회사별로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사용 시작 약 1~2개월 후부터 쉐딩(shedding)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평소보다 모발 탈락하는 양이 많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일시적 현상이므로 지속 사용하다 보면 수 주 내에 안정됩니다. 일반 의약품이므로 약국에서 바로 구매가 가능한 약이지만 개인별로 효과를 못 느끼는 경우가 있어 되도록 정확한 경과 체크가 가능한 의료기관의 진료와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합약
수년 전 피나스테리드에 대한 특허가 풀리고 국내 제약사에서도 동일 성분 약을 많이 만들고 있어 비용 부담이 많이 줄었고, 조합약 중에서도 사실상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피나스테리드이므로 장기간의 데이터가 축적된 단일제를 복용하는 것을 권유하는 바이며, 조합약을 복용하신다 하더라도 탈모치료에 승인된 약물만을 병합해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입니다.
위의 약물들을 빼고 남성형 탈모의 치료를 논한다는 것은 거의 무의미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민간요법을 포함한 다른 관리방법에 관심이 간다 하더라도, 일단 병원을 방문해 탈모 관련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그 외 추가적인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순서라는 생각입니다.
모스트 모발이식 대표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