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전쟁의 빛과 그늘
CJ오쇼핑은 비닐 에어캡을 없애고 종이 완충재와 친환경 보온 패키지를 도입했다. 의류 포장에 쓰던 부직포 행거는 종이 행거로 바꾸기도 했다. 임재홍 CJ오쇼핑 고객서비스담당 사업부장은 “친환경 종이로 포장된 약 237만 박스를 사용했다”며 “플라스틱 감축량 2000㎞(테이프 길이로 환산), 부직포 감축량 3t도 달성했다”고 말했다.
신선식품 배송량 국내 1위 온라인 쇼핑몰인 마켓컬리도 지난해 9월부터 냉동 신선식품 포장에 사용하던 스티로폼 박스를 종이 박스로 교체했다. 비닐 완충 포장재와 박스테이프도 종이류로 바꿨다. 비닐에 싸인 아이스팩 역시 종이로 만든 워터팩으로 변경했다. 연간 750t의 비닐과 2130t의 스티로폼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GS샵은 오는 15일부터 컬러잉크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배송 박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박스와 달리 검정색 잉크로 한 번만 인쇄하도록 디자인한 게 특징이다. 일반 잉크는 환경 파괴 물질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부터 전국에서 비닐·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제가 시행됨에 따라 기업들의 친환경 정책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환경부는 ‘재활용 가능 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다음 달 전국 아파트를 시작으로 내년 1월 단독주택에도 분리 배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식음료를 제조하는 기업들까지 친환경 용기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풀무원샘물은 일부 제품 용기에 분리가 쉬운 ‘이지 필’ 라벨을 적용했다. 접착제를 바르지 않아 ‘여기를 뜯으세요’라고 표시된 부분을 잡고 쉽게 비닐을 제거할 수 있는 라벨이다. 농심도 생수 제품에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이지 오픈’ 라벨을 적용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아예 라벨을 없앤 제품 몇 가지를 선보였다. 제품명을 라벨로 부착하는 대신 페트병에 음각으로 새겨 넣었다.
이창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