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성탄 도발 카운트다운 시작됐다

중앙일보

입력 2019.12.23 00:03

수정 2019.12.2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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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위협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현실화될지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성탄절을 사흘 앞둔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국가방위사업 전반에서 결정적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중요한 문제들과 자위적 국방력을 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 문제들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복잡한 대내외 형편에 대하여 분석통보하셨다”며 “인민군대를 비롯한 나라의 전반적 무장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조직정치적 대책들과 군사적 대책들을 토의·결정하며 조직 문제를 취급할 것이라고 하셨다”고 통신은 전했다.

군사위 확대회의서 “무장력 강화”
트럼프, 시진핑·아베와 잇단 통화
북한 억제, 제재 공조 논의한 듯
한·중·일 정상 오늘·내일 연쇄회담

북한이 중앙군사위 전체회의를 연 건 지난 9월 6일 태풍 링링과 관련한 대책회의 이후 100여 일 만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의엔 80여 명의 군 인사들이 참석했다. 단 북한 매체들은 ‘자위적 국방력’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고, ‘성탄 선물’도 거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군사 분야의 지도기구인 중앙군사위를 소집한 만큼 그간 예고했던 ‘새로운 길’과 관련한 군사적 지침이 논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날 회의가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올해 신년사를 했던 그 장소에서 열린 것으로 추정했다. 한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했던 노동당 본관 1층에서 회의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며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길’을 처음 언급했던 곳에서 회의를 열어 미국과 국제사회를 압박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중앙군사위 소집에 이어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도 금명간 개최해 ‘새로운 길’ 전략을 공식화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현재 전원회의에 참석할 당 간부들이 평양에서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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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성탄 선물’ 위협 속에서 한·미는 현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나 인공위성 발사 등 도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각각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2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연쇄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 간 현안과 함께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시 주석에겐 북한을 자제시키도록 요청하고 아베 총리와는 북한 도발 시 대북제재 공조를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와 관련, “북한도 논의했다. 우리가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트윗으로 밝혔다. ‘성탄절 위기’를 넘기기 위해 한·중·일 정상도 얼굴을 맞댄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 아베 총리는 23~24일 중국에서 한·중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열어 대북 대응을 논의한다.
 
정용수·이유정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