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감한 실적에도 주가는 비교적 선방했다. 5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21% 내린 4만68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자가 이례적인 사전 공시로 ‘예방 주사’를 놓은 까닭이다. 시장 컨센서스 역시 ‘8조원→7조원→6조원’ 대로 지속적으로 떨어져 왔다.
올 1분기 6조2000억원 … 60% 금감
아이폰 부진 영향 디스플레이 악화
하반기 인텔 새 CPU가 회복 관건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4조20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1분기(약 11조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D램 가격 하락 수준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12월 최태원 SK 회장이 올해 업황 전망과 관련 “비정상의 정상화”를 언급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은 만약 1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 미만으로 나오면 부정적인 것으로 바라봤다”며 “5일 발표된 영업 이익은 아주 부정적이진 않은 수준으로 아마존이 제기한 서버 D램 불량 문제도 손실이 일각에서 제기한 ‘8조원 대 규모’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8년 하반기까지 이어졌던 반도체 ‘수퍼 사이클(초호황)’ 1막은 끝난 것이 확실해보인다. 앞으로의 전망 역시 어둡다. D램익스체인지는 “재고가 줄지 않으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가격 하락세가 올해 2분기까지라던 기존 전망을 3분기까지도 D램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쪽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가 주된 수익원인 삼성전자 입장에선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다. 노근창 센터장은 “반도체도 어렵지만 아이폰과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감안해보면 삼성 모바일사업 역시 실적이 마냥 상승하긴 어려울 수 있다”며 “인텔이 차기 CPU를 내놓는 3분기가 돼야 실적 반등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