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il’s Advocate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전략적 투자자(SI)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허락해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이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다음 날이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2010년 대한통운·대우건설 등의 인수합병(M&A)에 잇따라 실패하며 위기에 몰렸을 때 금호타이어 지분을 내놓으며 얻은 권리다. 입찰 가격보다 단 1원이라도 더 써내면 금호타이어를 되찾을 수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가격(9550억원)이 매겨지자 투자자를 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회사는 사고 싶은데 수중에 돈은 없으니 중간에 룰을 개정해달라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과 맺은 약정에 ‘우선매수권은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 측은 “주주협의회에서 정식 논의없이 컨소시엄 구성을 거부한 것은 절차상 문제”라며 법정 공방도 불사할 태세다. 반 중국 정서에 기댄 여론전에도 나섰다. ‘뒷간 갈 적 다르고 올 적 다르다’는 시장의 목소리도 경청해 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