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3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강희경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강 교수는 지난 4일 3기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서울대 비대위는 10일까지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우리 의료서비스의 모습’을 주제로 시민 원고를 공모하고 있다. 강 교수는 “의사가 보는 관점과 환자 혹은 국민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국민 목소리를) 들어보겠다는 취지”라며 “이를 바탕으로 의료 정책의 옳은 방향을 제시하겠다”라고 말했다.
소아 신장 질환을 전담하는 강 교수는 국내 유일의 소아청소년 콩팥병센터에서 일하는 의사(소아신장분과)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 콩팥병센터에는 강 교수를 포함해 교수 2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들은 오는 8월 31일까지만 근무한다고 알리며 전원을 준비해달라고 환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사직서 제출이) 가장 피해를 덜 주고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며 “교수들은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에 항의한 것이지 환자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굳이 내게 오지 않아도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가까운 병원으로 갈 수 있게 인계하는 과정”이라면서도 “서울대병원이 아니면 안 되는 희귀·중증 질환 환자는 끝까지 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공개된 서울대 비대위 유튜브를 통해서는 “지역에서 진료 가능한 환자에게도 ‘오지 말아라’고 하지 않았다. 지역 의료가 망가지는데 (내가) 일조한 것 같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대 비대위가 3~4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교수 467명 중 96.5%는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답했다. 70.9%는 '현재 진료를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다'고 했다. ‘사직을 강행하겠다’는 응답률은 3.5%에 그쳤다. 이처럼 휴진 여파가 크지 않지만 일부 사직 교수에게 진료받는 환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한 폐암 환자 카페에는 “○○○ 교수가 퇴직 예정이라 접수가 안 된다고 한다. 너무 걱정이다” “다른 교수로 바뀐다는 통보를 갑자기 받았다”와 같은 글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