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들 사로잡은 ‘스케쳐스’
브랜드로 본 세계
글로벌 브랜드의 현황·철학, 최근의 투자 방향과 생존 전략을 전합니다. 우리의 매일매일을 감싸고 있는 것은 ‘브랜드’입니다. 브랜드에 담긴 이야기, 내 곁에 있는 세계와 마주하시죠. 이번엔 국내 최고 부자의 ‘애착 신발’이란 별명이 붙은 9만원짜리 운동화 이야기입니다.
스케쳐스의 시작은 1992년입니다. 로버트 그린버그(80)가 아들 마이클(57)과 함께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맨해튼비치에 설립했습니다. 나이키(1964년)·아디다스(1949년)·뉴발란스(1906년)·푸마(1948년) 같은 브랜드랑 ‘연식’이 꽤 차이 나죠. 그런데도 지난 30여 년 동안 고속 질주해 왔습니다. 현재 전 세계 180여 개국에 5000여 개 매장이 있고, 지난해 매출 80억 달러(약 10조7000억원)를 기록했죠.
하지만 이들 부자는 불과 사흘 만에 다시 운동화 사업을 하기로 합니다. 스케쳐스를 세우고 10대와 여성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만들기로 했죠. 나이키·아디다스 등이 꿰차고 있던 남성 운동화 시장 대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틈새시장을 노린 겁니다. 그렇게 1990년대 ‘크롬 돔(Chrome Dome)’이 탄생합니다. 투박하고 낡아 해진 듯한 스타일의 이 신발은 당시 ‘그런지 룩’에 빠진 1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답니다.
그렇게 또 실패하나 했지만, LA기어 때와는 달랐습니다. 축적된 기능성 운동화 노하우를 총동원해 ‘고(Go)’ 시리즈를 내놓죠. 바로 이재용 회장이 애용하는 그 모델입니다. 가격이 70~80달러(9만~11만원)로,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린버그는 “쉐이프 업스 소송은 끔찍했다. 대부분 주저앉았겠지만 난 포기하지 않았다. 차를 후진해 코스를 변경하기로 했고, 성공했다”고 당시를 회고하더군요.
한국에서는 진출 초기 ‘발 편한 신발’로 알려졌고 덕분에 비교적 빨리 자리를 잡았습니다. 스포츠의학 전문가인 은승표 코리아정형외과 원장은 “발이 편하려면 아치를 살려주는 ‘깔창’과 적당히 푹신한 ‘쿠션감’이 있는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스케쳐스도 깔창과 쿠션감, 두 가지 조건에 사활을 걸었답니다. 주요 기능성 운동화 제품명에 아예 ‘아치핏(아치에 맞는)’ ‘쿠셔닝(쿠션감 있는)’을 넣었더라고요.
은 원장은 오래 서서 수술하는 의사 등도 스케쳐스를 많이 신는다고 설명했습니다. 2020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도 여자 주인공이었던 신경외과 의사가 이 운동화를 신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스케쳐스를 신은 케인은 이번 시즌(2023~2024) 리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고, 이런 활약에 힘입어 스케쳐스 축구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현재로서는 스케쳐스와 케인이 ‘윈-윈(win-win)’한 모양새죠.
스포츠 마니아들은 나이키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이야기를 떠올리더라고요. 나이키는 1980년대 에어로빅 붐을 쫓아가지 못하면서 주춤했는데요, 조던과 영구 계약을 맺고 내놓은 농구화 ‘에어 조던’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넘버원’이 됐습니다. 스케쳐스도 케인의 발을 잡고 나이키 턱밑까지 쫓아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브랜드로 본 세계 -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7645
“한국 호구냐”“스벅보다 낫다”…캐나다 국민커피 마셔보니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4335
뼈 43곳 부러진 사람도 “오”…200만원 그 의자의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5353
손목에 강남 아파트 한채 값…탁신·손흥민도 찬 명품 끝판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7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