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 0.3%로 반등한 뒤 12월(0.4%)과 2024년 1월(0.4%), 2월(1.3%)까지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국경제 ‘대들보’ 역할을 하는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 영향이다. 지난 1월 8.2% 감소한 반도체 생산이 지난달 4.8% 늘며 반등했다. 기계장비(10.3%), 전자부품(12.5%) 생산도 늘었다. 덕분에 광공업 생산이 3.1% 늘며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설비투자도 10.3% 늘었다. 2014년 11월(12.7%) 이래 9년3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생산·투자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지만, 내수 지표는 아직 겨울이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3.1% 줄었다. 지난해 7월(-3.1%)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非)내구재 소비가 4.8%, 통신기기·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3.2% 각각 줄었다.
고금리 추세에 최근 물가가 다시 들썩이며 소비 둔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최근 올해 민간 소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감 속 수출·내수 경기 양극화’ 보고서에서 “경기가 ‘V’자형으로 빠르게 회복하기보다 ‘U’자형으로 느리게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호조가 내수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를 얼마나 살릴지가 경기 회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