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개관 10주년
세계적인 건축가 고 자하 하디드 설계
DDP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디자인과 트렌드를 보여주는 ‘핫 플레이스’로, 디자인·창조산업의 전진기지로 기획됐지만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동대문이라는 지역의 역사성과 어울리지 않는 유별난 형태의 건물은 서울에 불시착한 우주선처럼 낯설었다. 시민의 혈세로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기괴한 건물을 짓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형태의 독특함은 새로움으로 인정됐다.
이정훈 건축가는 “당시 논란의 맞고 틀림을 떠나, 건축물은 이래야 한다는 기존의 관습과 질서를 다르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다”며 “파리의 에펠탑,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독특함이 처음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았지만 역사 속에서 인정받은 것처럼,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학습과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울시민이 자랑스럽게 내놓을 만한 랜드마크”라고 했다.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 쇼를 비롯해 디올·루이비통 등이 차례로 브랜드 아카이브 전시를 열었고, 패션계 거장 장 폴 고티에의 패션쇼와 전시도 열리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DDP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화려하고 획기적인 콘텐트와 디스플레이는 전시문화 기획과 관람 수준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2015년에는 고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대규모 회고전도 열렸다. 2022년 전시를 개최한 영화감독 팀 버튼은 “존경하는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에서 전시하고 싶은 소망을 이뤄 무한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0주년 기념 NFT 발행, 스페셜 투어도
세계 디자인의 미래와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서울디자인’ 행사는 최대 100만 명이 찾는 규모로 성장했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DDP 디자인 스토어’가 국내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선보인 ‘서울굿즈’ 상품은 오픈 런을 기록했다.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생일축하’ 행사에는 4일간 21만 명이 방문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시민들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프로그램은 ‘DDP NFT 에어드롭’이다. 12명의 아티스트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포스터를 제작했고, 이를 NFT로 만들어 1200개를 발행했는데 배포시작 2분 만에 전량 소진됐다. 재단은 DDP 외부를 장식하고 있는 4만5133개의 은빛 알루미늄 패널을 NFT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DDP 공간 곳곳에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 ‘DDP 개관 10주년 스페셜 투어-DDP의 낮과 밤’도 환영받았다. 특히 야간에 불 꺼진 DDP 공간을 탐색하는 투어와 잔디언덕에서 별과 달을 관측하는 프로그램 ‘DDP에 뜬 달과 별’은 특별한 경험으로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DDP 곳곳의 ‘인증샷’ 명소들도 인기였다. 마켓 입구에 세워진 10주년 대형 케이크 모형 앞에서 또는 레드카펫으로 장식된 야외 동굴계단에서 국내외 관광객들은 ‘인생 네 컷’을 촬영하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