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는 13일 S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을 “신뢰가 없는 본인”이라며 “그분이 뭘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주장했다. “당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이 전 대표에게 진행자가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도 신뢰가 안 생기겠느냐’고 묻자 나온 대답이었다.
이 전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좋아하시는 술 한잔도 관저가 아니라 수유역에서, 성신여대입구에서, 불광역에서 정권 출범 이후 가장 상권이 붕괴된 곳에서 하셔야 한다”고 썼다. 지난 11일엔 “만약 12월 말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스타 검사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자산인 공정과 상식이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또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엔 “대체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출범 직후부터 줄곧 만남을 요청했고, 지난 4일엔 부산 행사장까지 찾아가기도 했다. 면전에서 이 전 대표의 영어 응대로 이방인 취급을 받았음에도, 인 위원장은 여전히 “(총선에서) 중책을 맡아달라”(8일 KBS 라디오)고 구애 중이다.
여권에선 “결국 창당하지 못할 것”이란 시선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창당에 대한 원심력과 당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하태경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어 “이준석·유승민 두 사람이 우리 당과 함께 하지 않고 다른 길로 갈 경우에는 40∼50석 이상이 날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이준석 신당과 관련해 “현재 많이 보도는 됐지만, 내용과 형태에 대해서 분명해 보이지 않는다. 구체화하면 그때 말하겠다”(박정하 수석대변인)며 거리를 두는 기류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을 깨고 밖으로 나가겠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여기에 (당내 의원이) 동조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메시지는 결국 ‘대통령과 직접 만나겠다’인데, 사전 물밑 조율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한때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평 변호사는 13일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를 “윤석열 체제 전복을 꾀하는 키 플레이어”로 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