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량 최소화 등 환경 보전형 농업방식 실천으로 세계서 주목
100년이 넘는 가업을 이어오며 물려받은 땅을 후대에 제대로 물려주기 위해 나의 편리함보다는 땅을 보존하는데 골몰하며 대두를 생산하는 미국 농가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들어보고 그들이 지구를 지켜나가는 방법을 살펴보자.
화학제품 덜 쓰고, 최소로 작업하는 무경운 농법 적용해
실제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980년과 2015년 사이 미국 농가의 대두 생산량은 96% 증가했지만 생산 활동에 사용된 에너지양은 1부셸당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는 동안 사용되는 에너지는 반으로 줄인 것이다. 이는 미국의 대두 농가들이 여타의 국가들과 달리 지속가능한 생산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년 이상 가족농장을 운영하는 윌리엄 맥네어 미국대두협회(U.S. Soybean Export Council, 이하 USSEC) 이사는 “다른 국가에서 생산한 대두와 미국 대두의 가장 큰 차별점은 지속가능성”이라며 “농업인의 입장에서도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며 이것은 마케팅 요소나 유행이 아닌 다음 세대에 경작지를 물려줘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했다.
2대가 대두와 옥수수를 경작하는 인디애나폴리스에 위치한 하웰농장은 여의도 네 개 면적의 대규모 농장이다. 미국의 명문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한 아들 아담 하웰씨가 가업을 물려받으며 하웰농장은 지속가능성에 더욱 골몰하고 있다.
ESG경영 부각되면서 미국대두에 대한 관심 더욱 높아져
최근 기업들의 ESG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미국대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생산방식으로만 증명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미국대두의 탄소발자국이 다른 나라의 대두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탄소배출뿐만 아니라 산림 황폐화를 비롯해 원하지 않는 토지이용변화(LUC)와 같은 환경문제까지 고려한 탄소발자국 수치들이 발표되면서 미국대두의 진가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형석 미국대두협회 한국주재사무소 대표는 “미국대두는 높은 수준의 자동화와 정밀농법 기술로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무경운과 제한적 경운 그리고 환경보전지역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최소 15년간 휴경지를 유지하는 농가의 노력으로 생산된다”며 “이러한 환경 보전형 농업방식은 LUC를 제외한 기존의 온실가스 배출 모델에 반영되지 않은 미래지향적 지속가능 농법이라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대두 60% 사용시 ‘인증 로고’ 부착
SSAP를 통해 생산된 미국대두를 사용한 제품들에 한해 사용되는 미국대두 지속가능성 인증 로고(Sustainable U.S. Soy, 이하 SUSS)는 현재 전 세계 900여 개의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SUSS로고는 대두유·두부·장류·두유 등 대두 가공품 중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대두를 60% 이상 사용했을 때만 부착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에 역점을 두고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치러냈던 일본의 경우 SUSS 로고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국가다. 일본은 18개 이상의 기업이 주요 수입 식료품과 소비자 제품을 포함해 380개 이상 제품에서 SUSS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일본은 낫토·두부·두유 제품뿐 아니라 된장 등 다양한 제품에서 SUSS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일본 최대 유통업체 중 하나인 세븐일레븐 자체 브랜드 제품에 SUSS 로고를 부착하기 시작했다. 대만 역시 두부, 볶음 두부나 건두부 등 다양한 콩을 이용한 식료품에서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도 ESG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식품회사들의 지속가능성 전쟁이 시작해 원료에서부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미국산 대두를 채택해 SUSS 로고를 받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선발 주자는 롯데웰푸드로 2021년 고올레산 대두유제품에 지속가능성 인증 로고를 사용했다. 그 배턴을 이어받은 곳은 사조대림으로 지난해 지속가능한 식품 생산에 참여하며 SUSS 로고를 8가지 장류 제품에 부착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두부와 장류의 원료가 대부분 수입산인 것을 고려하면 사조대림은 지속가능성 인증을 받은 미국산 대두를 사용해 원료에서부터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