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메신저 ‘슬랙’ 창업자 헨더슨
팩플 인터뷰
포춘 선정 100대 기업 중 77곳이 이용하는 서비스. 기업용 메신저 시장 1위 ‘슬랙’은 탄생부터 독특합니다. 원래 게임회사였죠. 직원들끼리 일하기 편하자고 사내 메신저를 만들었는데 이게 대박이 납니다. 때마침(?) 게임 사업도 부진한 김에 아예 업종전환을 합니다. 또 때마침(?) 팬데믹 사태까지 터지면서 슬랙은 혁신기업들의 ‘히어로’가 됩니다. 믿기지 않는 성공 스토리, 읽어보시죠.
글로벌 1위 기업용 메신저 업체 ‘슬랙’을 소개하는 말이다. 지난해 포춘 100대 기업 중 77개가 팀 커뮤니케이션, 일정 관리, 파일 공유 등이 가능한 슬랙을 쓴다는 게 이런 자신감의 근거다.
지난달 18일 처음으로 방한한 칼 헨더슨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나 슬랙의 미래, ‘일의 미래(future of work)’에 대해 들었다. 헨더슨 CTO는 2009년 비디오게임 회사 ‘타이니 스펙’을 창업했다. 시장의 반응이 안 좋자 기업용 메신저 사업으로 전환해 2013년 출시한 결과물이 지금의 슬랙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협업 툴 시장은 2021년 472억 달러(약 61조원)에서 연평균 12.7%씩 성장해 2026년 858억 달러(약 111조원)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 게임 사업에서 메신저로 전환(pivot)한 계기는.
- “당시 50~60명가량 직원들이 캐나다 밴쿠버와 미국 뉴욕에 흩어져 있었다. 그래서 업무 주제별로 채널을 만들 수 있는 협업 툴을 내부적으로 만들어 썼는데 게임 사업이 안 되다 보니 차라리 사내 메신저를 아이템으로 사업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 10년 전부터 구독형 서비스(SaaS)를 시작했다.
- “SaaS를 도입한 게 성공 이유 중 하나다. 우리는 처음부터 소비자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당시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각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설득해 판매하는 방식이 대세였는데 영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슬랙의 비즈니스 모델도 B2B(기업 간 거래)지만 최종 사용자(엔드 유저)를 겨냥했다는 게 차별점이다. 회사가 제공한 협업 툴 대신 소비자들이 직접 슬랙 홈페이지에서 일단 서비스를 써 보게 했다. 마음에 들면 비용을 내고 유료 버전을 쓸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리미엄이 아닌 ‘free미엄’ 전략이 주효했다.”
- 클라우드 시대에 맞는 서비스 같다.
- “당시 스마트폰 앱 스토어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각자 자기 디바이스로, 자기가 원하는 앱을 쓰는 환경이 조성됐다. 개인이 써보고 좋으면 ‘우리 팀에 이걸 도입하자’고 팀원들을 설득하는 시대가 된 거다. 이렇게 슬랙이 전파됐다. 우리에겐 행운이었다.”
- 메신저에 이모지를 넣은 이유는.
- “초창기부터 이모지는 슬랙의 정체성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다. e메일을 생각해 보자. 형식적인 내용을 주로 쓴다. 실제 사무실 동료와 일 얘기를 할 때는 e메일처럼 딱딱하게 하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을 좀 더 캐주얼하게 만드는 게 실제 일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 소통이 캐주얼해지는 게 어떤 면에서 좋은가.
- “소통을 캐주얼하게 하는 게 생산성을 높이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슬랙을 통해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을 친구나 가족과 대화할 때처럼 비공식적이고 재밌게 만들고 싶었다. 일종의 ‘기업 캐주얼화’다. 생산성 향상과 성공을 위해 직장에서 항상 진지할 필요는 없지 않나.”
- 좋아하는 이모지가 있나.
- “나는 웃는 얼굴 이모지를 가장 좋아한다. 요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들은 다른 것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슬랙은 올해 초 ‘슬랙GPT’를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슬랙에 탑재된 네이티브 AI 기능을 통해 대화 요약, 메시지 초안 작성 등을 지원한다.
- AI가 어떻게 업무 툴에 적용될까.
- “생성 AI가 유행하기 전부터 메신저나 앱 등에 머신러닝(ML·기계학습) 기술이 쓰인 지 오래다. 슬랙도 수십억개 메시지 정보와 데이타에 AI를 접목해 검색 기능을 고도화하는 한편 보안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 빅테크들도 협업 툴 시장에 진출했다.
- “2017년 MS가 협업 툴 ‘팀즈’를 출시했을 때 ‘굿 뉴스’라고 생각했다. 협업 툴 시장이 커졌고 슬랙도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슬랙은 MS 외에도 기업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물 흐르듯 연동될 수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많아질수록 슬랙의 강점이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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