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계 대전, 일본의 반격
JCET의 재고는 지난해 말 기준 17억 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전년 대비 67% 증가한 수치다. 다른 후공정 업체 TSHT도 전년보다 45.8% 증가한 13억5000개의 재고를 기록했다. 또 중국은 다른 주요국처럼 일본산 반도체 장비 수입에 많은 부분을 의존 중인데, 일본이 미국과 강력한 반도체 동맹 관계를 구축해 대(對)중국 수출 제한 기준을 14㎚로 확대하면서 한층 어려워졌다. 비상이 걸린 중국반도체산업협회가 공개적으로 중국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한 가운데 중국 정부는 보조금 확대 지원 등 대응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공식석상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예고하면서 “국가 안보를 위해 그럴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의 어려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 반도체의 저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반도체 업계의 한 전직 임원은 “중국은 장기적으로 보고 반도체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적자가 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자국산 장비로만 200단 이상의 3차원(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추진 중인 YTMC 등 기술력에서 한국을 위협하는 기업들이 있고,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도 한국보다 많은 매출을 기록할 만큼 경쟁력이 있다”며 “한국은 미·중 갈등 상황과 무관하게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입장이라는 걸 정부와 기업들이 인지하고 소부장 경쟁력 강화 등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