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9.63%가 개표된 가운데 집권여당 신민당은 40.55%를 득표하며, 17.84%를 기록한 제1야당인 급진 좌파연합(시리자)을 22.71%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이에 따라 신민당은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58석을 차지하며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됐다. 2020년 개정된 그리스 선거법에 따라 2차 총선에서 제1당은 득표율에 따라 20~50석의 보너스 의석을 더 받을 수 있다. 2위인 시리자는 47석을 얻는 데 그쳤다.
신민당은 지난달 21일 진행된 1차 총선 때보다 시리자와 격차를 더 벌린 것인데, 이는 1974년 이후 최대 격차로 제1당이 야당을 따돌리며 승리한 경우라고 유로뉴스가 전했다. 중도 좌파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파속)은 12.5%(32석)를 차지하는 등 총 8개 정당이 차기 의회에 입성하게 됐다.
앞서 신민당은 1차 총선에서 단독정부 구성이 가능한 과반(151석) 의석엔 5석 못 미쳤다. 당시 미초타키스 총리는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보다 2차 총선을 노렸고, 결국 단독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같은 선거 결과에 유권자들이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낸 야당보다 경제를 살려낸 여당과 총리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총선 압승으로 미초타키스 총리는 친기업·친자본 정책으로 외국인 투자를 확보하고 무상 보건의료 시스템을 수술하는 등 향후 민생과 경제 회복에 매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경제통'으로 통하는 미초타키스 총리는 2019년 첫 집권 이후부터 법인세 감면 등 각종 시장 친화적인 개혁을 추진해 그리스 경제를 회생시킨 인물이다. 그는 미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경력을 쌓은 바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가 보여준 이런 경제적 안정과 성장 등 가시적인 성과가 야당이 내세운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와 맞물리면서 민심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리자에선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후보로 나섰는데, 2015년 집권 당시 구조조정과 긴축을 거부하다 국가부도를 겪으며 물러난 바 있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도 최저임금과 연금 수령액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포퓰리즘 공약을 내걸었으나 싸늘한 민심에 직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년간 국가 부도로 경제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던 그리스 국민은 불확실한 그때로 돌아가는 걸 물질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두려워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