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북핵·방산·희토류 협력 합의

중앙일보

입력 2023.06.24 01:44

수정 2023.06.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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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으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견인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은 아세안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 발표에서 “베트남은 자유·평화·번영을 위한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전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두 정상은 외교·안보 분야의 전략적 협력 강화와 교역 및 교류 사업 확대,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강화, 한국의 베트남 유·무상 원조 확대 등을 담은 행동 계획을 채택했다. [뉴시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공조 입장을 밝힌 게 특히 주목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베트남 정상이 회담 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북한의 비핵화를 공식 지지하고 북한의 도발 등 한반도 안보 문제와 관련해 대한민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1950년 1월 수교한 북한과 베트남은 1960년대 후반 베트남 전쟁 때도 북한이 군대를 보내고 군사물자를 지원하는 등 밀월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2017년 2월 김정남 암살 사건에 이어 베트남이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인을 출국 조치하는 등 대북 제재에 협조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랭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또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한 데 따른 후속 작업으로 외교·안보 분야 협력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공고해진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베트남과의 방산 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고, 트엉 주석도 “방산 협력과 테러 방지, 비전통 안보 위협 대응 협력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채택된 행동 계획에 남중국해 등 지역 평화와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북핵에 이어 남중국해와 방산까지 양국이 외교·안보 협력 분야를 한층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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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2030년 교역액 1500억 달러’ 달성 등을 위한 경제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에 대해서도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텅스텐과 보크사이트 매장량 세계 3위인 자원 부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