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간식인 강정을 스낵으로 만든, 이름부터 포장까지 다소 예스러운 이 제품의 판매고가 갑자기 뛴 이유가 무엇일까. 오리온 관계자는 “워낙 장수 제품이라 그동안 뚜렷한 매출 변화가 없었는데 올해 들어 평균 70%라는 이례적인 증가세를 보였다”며 “요즘 떡이나 약과 등 전통 간식이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매출이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 식품·유통 업계에 따르면 전통문화를 멋지고 새롭다고 인식하는 이른바 ‘힙트래디션(Hip+tradition·힙한 전통)’ 상품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의 한 약과 집이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유명세를 치르더니 ‘약켓팅(약과+티켓팅)’이라는 신조어가 생기는가 하면, 지난겨울에는 길거리 붕어빵 판매점 위치를 찾아주는 스마트폰 앱이 등장하기도 했다.
‘약과’가 편의점 전략 상품으로
앞서 지난달 중순 CU가 인기 카페와 협업해 내놓은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는 판매 시작 닷새 만에 준비 물량 10만 개가 매진됐다. 지난달 22일에는 ‘홍시를 넣은 빙수’를 출시하기도 했다. 경상북도 청도의 특산물 홍시를 넣은 빙수로 곱게 간 얼음에 홍시 과즙과 시럽을 넣어 달콤한 맛을 냈다는 설명이다.
20대 매출 증가세 눈에 띄네
연령대별로 보면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 출생) 매출 증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과를 구매한 20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해 165%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30대는 50% 늘었다. 전통 과자를 구매한 20대도 전년 동기 대비해 90% 늘었다.
전통주 하이볼 9분 만에 ‘완판’
전통 과자나 디저트가 주목받고, 한국적인 것이 인기를 끄는 배경으로 ‘복고’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옛것에 대한 향수를 넘어 전통을 새롭고 ‘힙’하게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신복고(뉴트로)’로 불리기도 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한국적인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이를 즐기는 데 익숙하다”며 “술이나 디저트는 일상에서 쉽게 소비할 수 있고, 기호에 맞춰 변형하는 등 재미를 줄 수 있는 여지가 많아 더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