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전기요금까지 오르면서 철강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여기에다 건설 경기 침체, 가전제품 판매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업계가 4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2분기부터 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주요 철강 회사들이 내놓은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1~3월 전력 사용비로 1861억원을 썼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같은 기간 각각 7031억원, 828억원을 냈다.
지난해부터 산업용 전기료 48% 상승
최근 수년간 친환경 정책 기조 아래 업계가 전기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제철은 한 해에 약 1만 기가와트(GW)의 전기를 사용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연간 5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인상분까지 고려하면 1000억원이 추가될 수도 있다.
동국제강도 전력비용 부담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전기요금으로 2827억원을 지불했는데, 이번 인상으로 200억~400억원 추가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는 전기로가 아닌 고로 중심 사업 기반인 데다, 자체 전기 생산 비중이 높아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소 내 부생 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설비가 있어 80% 이상 전기를 자체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가전에서 철강 수요 회복 더뎌
올 초만 해도 중국의 코로나19 규제 완화 기대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열연강판‧후판 같은 철강 제품 가격은 호전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 수요가 예상만큼 나오지 않자 지난 3월 정점을 찍었던 철강 제품 가격이 최근 다시 하락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요 수요처인 건설과 가전제품 시장이 정체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중 건설과 가전 수요가 반짝 상승했으나 이후엔 하락세다. 또 고금리 기조로 경영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