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인, 2959억원어치 '하따'
주가 하락 폭이 클수록 순매수액 규모도 컸다. 지난 24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한가 행진을 이어간 지난 27일까지 대성홀딩스(-75.9%)와 선광(-75.9%), 삼천리(-75%)의 주가는 급락했다. 반면 지난 28일 개인이 순매도한 다올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주가가 41.7% 떨어진 데 그쳤다.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지난 28일 7개 종목의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다. 삼천리는 이날 22.9% 뛰었고, 서울가스(13.5%)와 세방(11.1%), 대성홀딩스(8.8%)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가 무더기 하한가 종목의 집중 매수에 나선 건 기술적 반등을 노린 단기 투자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낙폭과대 종목에 대한 단기 트레이딩 매수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한가가 여러번 나온 만큼 이젠 오를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기댄 '하따' 전략인 셈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무더기 하한가를 맞은 종목들은) 재무제표상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지 않았는데도 지난 1년간 주가가 이상 급등했고, 증권가에서도 이상 급등 의견을 제시해 왔다"며 "최근 하한가 사태에도 기업의 적정 내재가치에 대한 고민 없이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 경고 무시, '학습효과' 부재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 삼천리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 목표 주가를 11만원으로 유지하다 지난해 11월엔 목표 주가를 유지하면서도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전환했다. 좀처럼 매도 의견을 내지 않는 증권가의 관행을 고려하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셈이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11월 삼천리에 대해 "다소 과열된 주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냈다.
"추가 하락 가능성 커 매수 유의해야"
개인의 매수가 몰린 7개 종목의 경우 여전히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높아 언제든 반대매매로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기준 세방의 신용융자잔고 비율은 12%에 달했다. 선광(11%)과 다우데이타(10.6%)의 신용융자잔고 비율도 10%를 웃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연이은 하락으로 기존 투자자들이 처분하지 못한 물량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물량 압박으로 인해 장중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