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셜미디어의 등장?
최근 레몬8은 마케팅 대행사를 통해 미국 공식 출시 전 레몬8에 초대한다는 메일을 여러 크리에이터에게 보냈습니다. 틱톡의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하며 최고의 글로벌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되겠다는 목표가 담겨있었다고 합니다. 5월에 글로벌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면, 틱톡이 규제의 화살을 맞더라도 레몬8으로 틱톡의 빈자리를 메꾸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레몬8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2020년 초 이미 출시된 앱이 갑자기 순위권에 들어왔다는 의미는 앱 설치 광고에 상당한 규모의 마케팅 비용이 쓰였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가장 합리적인 예상은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활용한 앱 설치 전략을 활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유명 틱톡 크리에이터(틱톡커)들이 레몬8에 관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틱톡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팔로워들이 레몬8 앱을 다운로드 받고 레몬8에서 자신을 팔로우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레몬8은 SNS보다 커머스를 노린 앱
다만, 인스타그램이나 틱톡보다는 특정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서비스에서 활동합니다. 레몬8에서 활동하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을 내세워 이미 수백 명의 크리에이터 풀을 확보했습니다. 아직 대형 크리에이터는 없지만 100~3,000명 정도 수준의 팔로워를 보유한 마이크로 크리에이터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초기 파트너만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했습니다.
다루는 주제가 라이프스타일이지만 콘텐트를 통해 홍보나 마케팅에 초점을 두고 있는 점은 인스타그램, 틱톡과는 다른 전략으로 보입니다. 뷰티나 패션 제품을 홍보하는 기업들의 광고를 받아 팔로워들에게 추천하는 마케팅 앱에 가깝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면 크리에이터가 특정 제품을 판매, 홍보하고 팔로워들이 공동 구매하는 등의 형태로 소셜미디어가 아닌 소셜 커머스의 형태를 목표로 삼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되는 재미 위주의 영상이나 멋진 사진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가 아닌, 잘 촬영된 사진과 크리에이터의 정성 어린 리뷰가 포함된 커머스 서비스에 가깝습니다.
크리에이터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진 편집 기능을 지원하고, 콘텐트 공유가 쉽도록 UX/UI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수익 창출이 가능한 프로세스가 도입되면 소셜 서비스로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크리에이터들을 더 많이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트댄스로서는 틱톡이 규제받을 상황에서 같은 추천 엔진을 사용하는 레몬8이 같은 길을 따라갈 수 있다고 이미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억5000만 명이 넘는 틱톡 사용자를 미국에서 확보한 바이트댄스는 레몬8을 목표가 다른 새로운 앱으로 정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Z세대가 이용하는 재미난 숏폼 영상 서비스가 아닌 실제 생활과 관련된 잘 다듬어지고 고급스럽게 촬영된 이미지를 제공하면서 크리에이터와 팔로워를 확보하려는 모습입니다.
틱톡에 이어 레몬8까지 미국 Z세대를 공략하게 되면 바이트댄스를 지지하는 미국 내 여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습니다. 레몬8이 틱톡에 힘을 실어주거나 틱톡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소셜 서비스가 될 수 있을지 5월 글로벌 출시 이후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