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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D] 토큰 증권 시대가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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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로 떠오르는 화두는 바로 '토큰 증권(Tokenized Stock)'입니다. 금융위원회가 2024년부터 토큰 증권을 전면 허용하기로 하면서 금융 업계, 블록체인 업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증권사를 비롯한 기존 금융 업계는 새로운 형태의 증권 유통이 가능해졌고, 블록체인 업계는 핵심 기술을 제공하면서 디지털 자산화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토큰 증권인가

토큰 증권의 시작은 증권형 토큰, STO(Stock Token Offering)에서 비롯됐습니다. 증권형 토큰은 증권성(자산, 이익 분배에 참여할 권리 또는 증서를 소유자에게 부여하는 권리)을 지닌 실물 및 디지털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발행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부동산, 저작권과 같은 유무형 자산이 이에 해당합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미 2019년부터 가상자산의 발행 및 유통, 증권 해당 여부에 관한 규제를 논의해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STO를 허용하기 위한 규율 및 체계를 정비하고 실물 증권과 전자 증권에 이은 증권의 새로운 발행 형태라는 점에서 '토큰 증권'으로 명칭을 정리했습니다. 일반 증권과 가상자산(암호 화폐)의 성격을 모두 지닌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증권은 올해 금융위원회가 토큰 증권을 공식화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렸습니다.

토큰 증권이 이처럼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동안 자산화, 금융화할 수 없었던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토큰 증권 시장이 탄생하면 그동안 규제 샌드박스에서 일부만 가능했던 자산의 디지털 거래가 가능합니다. 현재 토큰 증권 대상으로 여겨지는 자산은 기존에 조각 투자를 비롯해 토큰 증권의 형태가 가능했던 부동산, 미술품, 한우 등입니다. 자동차와 같은 실물은 물론 음원 저작권과 같은 디지털 기반 자산도 토큰 증권 발행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토큰 증권 시장(STO)

토큰 증권 시장(STO)

발 빠르게 움직이는 증권·블록체인 업계

증권사는 금융위원회의 발표 이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7000조원 이상이고 최근 국내 미술시장 거래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하는 큰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토큰 증권이 발행되면 고가의 미술품 1개를 1000개 토큰으로 발행해 미술품에 투자하는 조각투자가 활성화할 전망입니다.

국내 증권사와 블록체인 기업은 이미 제휴 및 협력을 발표하는 등 시장 참여에 적극적입니다. KB증권은 SK C&C와 협력해 올해 상반기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고 키움증권은 주식 모바일 거래시스템에서 토큰 증권 거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은 이미 지난해 블록체인, 토큰 증권 관련 팀을 신설했습니다.

블록체인 업계 역시 토큰 증권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습니다. 람다256, 블로코, 파라메타 등 블록체인 기업은 증권사, 주식 장외 거래 플랫폼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올해 안에 여러 토큰 증권 플랫폼과 발행 기업 등이 등장할 전망입니다.

토큰 증권과 디지털 자산의 규율 체계. 사진 금융위원회

토큰 증권과 디지털 자산의 규율 체계. 사진 금융위원회

토큰 증권의 전망은 

토큰 증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에서 토큰화된 자산을 생성해야 합니다. 토큰 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허가형(Permissioned) 블록체인을 활용하기로 했다는 보도 이후 여러 우려가 나옵니다.

허가형 블록체인을 활용할 경우 내부 전산망을 구축한 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외부와 연결되지 않아 보안에 강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더리움과 같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비허가형 블록체인을 활용하지 않으면 토큰 증권을 사거나 거래할 수 없는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국내 시장만 대상으로 삼을 경우 허가형 블록체인도 무리가 없지만, 토큰 증권의 글로벌화 및 글로벌 자산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선 비허가형 블록체인을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유무형 자산의 토큰 증권 발행 이후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려면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블록체인의 특성상 24시간 거래 가능, 국경의 장벽 없는 글로벌 거래가 가능한데, 허가형 블록체인을 활용할 경우 거래량과 유동성이 뒷받침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장점으로는 금융위원회 및 관계 기관에서 발행하므로 법적 문제와 관리 감독 등 규제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부 폐쇄적인 성격으로 인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으며 기존 투자 방식과 다르지 않아 일반 투자자가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제도가 안착하기 전까지 계속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토큰 증권은 조각 투자가 가능하고 투자 수익을 낼 수는 있지만, 토큰 증권을 보유했다고 해서 유무형 자산의 소유권을 갖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토큰 증권은 수익이나 청구권, 이용권과 같은 형태로 발행되지만, 법률에 따르면 소유권은 '등기'와 같은 형태로 나타납니다.

유무형 자산의 토큰화. 사진 Unicsoft

유무형 자산의 토큰화. 사진 Unicsoft

토큰 증권은 자산의 토큰화를 통해 디지털 세계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지금까지 거래할 수 있었던 자산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산화와 금융화를 통해 관련 기업 및 기관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개인 투자자는 새로운 투자처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블록체인 업계와 증권 업계 모두 토큰 증권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아닙니다. 다만, 블록체인의 실용성과 활용성을 증명할 수 있고, 새로운 투자 및 거래 시장이 생긴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습니다. 법제화는 물론 유동성 공급,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및 새로운 표준 제정 등 시간이 필요한 내용이 많습니다. 올해는 토큰 증권 준비 기간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토큰 증권 시장이 열리면 본격적인 경쟁과 시장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윤준탁 비트블루 CSO

윤준탁 비트블루 CSO

윤준탁 비트블루 CSO는 웹3 전문 기업인 비트블루를 공동창업했다. SK플래닛, 한국IBM 등에서 근무했으며 뉴욕대학교에서 기술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에 관심이 많고 웹3.0과 디지털 경제 등 IT 분야에 대한 다수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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