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대들보’ 반도체 불황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가 109.4(2020년=100)로 전월보다 0.3% 올랐다. 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1.1%)과 11월(-0.5%) 감소하다 12월(0.1%)과 1월(0.1%), 2월(0.3%)에 걸쳐 소폭 상승했다. 다만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2% 줄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17.1%), 자동차(-4.8%) 생산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전월보다 17.1%, 1년 전보다 41.8% 급감했다. 전월 대비 감소 폭은 2008년 12월(-18.1%)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대다.
재고가 쌓일수록 신규 투자도 부담이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이 부진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며 건설 기성(건축·토목 공사) 투자가 6%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대한민국이란 공장을 돌리는 3대 축인 생산·투자·소비는 일제히 늘면서 2021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반도체 부진 탓에 경기 둔화 흐름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중 반도체를 제외한 전체 수출액(441억 달러)은 1년 전보다 0.8% 증가했다. 하지만 반도체를 포함할 경우 전체 수출액(501억 달러)은 7.5% 줄었다. 5개월째 감소세다. 반도체 수출액(60억 달러)만 놓고 보면 42.5% 급감했다. 반도체만 유독 하락세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지표가 나아졌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부진이 경기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큰 데다 한국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좋아지지 않아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