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에서 이지연 작가의 『이사가』(NC소프트), 오페라 프리마 부문에서 미아 작가의 『벤치, 슬픔에 관하여』(스튜디오 움), 만화(중등·만 9~12세) 부문에서 김규아 작가의 『그림자 극장』(책읽는곰)과 5unday(글)·윤희대(그림) 작가의 『하우스 오브 드라큘라(House of Dracula)』(5unday) 등 4편이 우수상을 받았다.
1966년 제정된 볼로냐 라가치상은 이탈리아에서 매년 3월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어린이 책 도서전인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픽션·논픽션·뉴호라이즌(새롭고 혁신적인 책)·오페라 프리마(작가의 첫 작품)·포토그라피(사진활용 그림책)·만화(만 6~9세/만 9~12세/만 13세 이상) 부문으로 나누어 각각 대상 1권과 우수상(스페셜 멘션상) 2∼3권을 선정한다.
올해는 전 세계 59개국 644개 출판사에서 2349개의 작품이 출품됐는데, 한국 그림책은 지난 2004년 첫 입상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라가치상을 수상해왔다. 지난해에도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비룡소)와 최덕규 작가의 『커다란 손』(윤에디션)이 픽션과 논픽션 부문에서 각각 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작 중 이지연 작가의 『이사가』를 출판하고 이탈리아 현지 시상식에 참가한 NC소프트의 구자영 ‘웃는땅콩’ 기획실장은 “텍스트만 있는 어른들의 책과는 달리 아이들의 그림동화책에는 단순하지만 계속 다른 상상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엔씨(NC) ‘웃는땅콩’ 기획실은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축적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와 자체 개발한 외국어 프로그램인 엔씨콩콩(NC CONGCONG) 커리큘럼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12권의 그림책을 출간했다. 1년에 두 권 정도 출판하는 셈인데, 동화책 제작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면모도 색다르다. 이지연 작가처럼 이미 알려진 동화책 작가도 있지만, 『나는 누굴까?』를 낸 동양화가 허달재 화백처럼 70 평생에 처음 동화책을 만들어본 작가도 있다. 동화책의 제작 형태나 소재도 매번 다르다.
물론 그만큼 비용도 들고 까다로운 출판이었을 터. 구자영 실장은 “아이들은 같은 책을 읽더라도 매번 다 다르게 느낀다고 하더라. 일러스트 인물의 머리색에 꽂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종이질감에 혹하기도 하고. 아이들은 확실히 어른들과는 책을 보는 방법이 다르다”며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계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