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장관은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열병식에서 ‘주석단’에 오르는 등 파격적 행보를 보이는 것과 관련 “한 특정인보다는 김정은과 (김씨) 일가에 대한 충성을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어 북한이 김주애를 부각하는 것에 대해 “북한이 3, 4대 세습을 미리부터 준비하고 김정은과 소위 ‘백두혈통’을 중심으로 한 체제 결속을 단단히 하기 위한 조치로 생각한다”며 “지금은 (후계설과 관련해) 어떤 한 부분도 특정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둘째 딸로 알려진 김주애는 지난 열병식에서 김정은과 나란히 김일성광장 주석단에 올라 열병식을 지켜봤다. 특히 북한 매체는 열병식에서 북한 권력을 상징하는 김주애의 ‘백마’가 김정은의 백마를 뒤따르는 장면을 부각했다. 열병식 직후엔 김주애의 사진을 담은 우표 도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주애가 4대 세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권 장관은 이에 대해 “언론이나 학자 전체를 보면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려고 하는 입장도 많이 있지만, 아직 더 조심스럽게 봐야 하는 입장도 만만찮게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나이, 북한 체제의 가부장적 성격 등을 고려하면 여성에게 바로 세습하는 부분이 맞는 이야기냐는 의문도 많이 있다”며 신중론의 근거로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의 특성과 아직 30대에 불과한 김정은의 나이 등을 들었다.
실제 중앙일보가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 주요 인물정보 2022』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북한의 주요 인물(당 부부장ㆍ내각 부상ㆍ군 상장 이상) 323명(사망자 제외) 중 여성은 15명에 불과했다. 비율로는 4.6%다. 또 과거 김정일과 김정은이 후계자로 부상했던 때가 각각 38세와 26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10대 초반인 김주애를 후계자로 특정하기엔 시기적으로도 차이가 크다. (중앙일보 2월 14일자 “북한, 연일 김주애 마케팅…실체는 김정은 띄우기” 참고)
권 장관은 또 김정은이 김주애 외에 2010년생 첫째 아들과 성별이 불분명한 셋째를 두고 있다는 기존 관측에 대해서도 “이제까진 김주애 위에 아들이 있고 그 밑에 또 자녀가 있는데 성별이 확실치 않다는 것이었지만 김주애라고 불리는 딸 외에는 확인된 것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