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동원산업은 지난달 17일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지난주 1차 실사를 진행했으며 본격적인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양측은 본입찰에 앞서 몇차례에 걸쳐 가격, 운영방식 등 세부 조건을 두고 실무 협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가 내놓은 매각가는 5000억원이지만, 최종 성사 금액은 이에 못 미칠 수도 있다.
한국맥도날드가 매각을 추진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맥도날드 본사는 2016년에도 한국맥도날드를 시장에 내놨었다. 당시 매일유업-칼라일 컨소시엄과 협상을 벌였지만 무산됐다. 한국 맥도날드 지분은 현재 미국 본사가 100% 보유하고 있다. 올해 6월 다시 6년만에 매물로 나온 것이다. 매각 주관은 미래에셋이 맡았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동원이 맥도날드 독점 사업권을 갖게 되며 맥도날드에는 로열티 5%를 제공한다.
참치 회사가 왜 햄버거 체인을?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하고 동원그룹의 지주회사가 됐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액면분할로 넉넉한 유동 자금을 확보한 동원은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었다. 당시 동원그룹은 “동원산업은 이번 합병을 ‘제2의 창업’으로 삼고 사업 간의 융합, 지원, 투자 활동 등을 통해 새로운 50년을 열어나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이번 인수 참여는 동원이 외식업을 강화해 종합생활산업 기업으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업 영토를 빠르게 넓혔던 경험을 살려 글로벌 대형 프랜차이즈를 인수, 외식 부문 역량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동원은 기존 수산업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식품·포장·물류 등을 성장축으로 삼고 공격적인 M&A를 펼쳐왔다. 미국 참치 통조림 제조업체 스타키스트(2008년), 대한은박지(2012년), 테크팩솔루션(2014년), 동부익스프레스(2017년)등 굵직한 M&A를 연이어 성사시켰다.
맥도날드 누적 적자 해결될까
동원 자회사와 시너지 기대
동원이 지속적으로 축육 사업을 키워온 만큼 원재료 확보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동원은 국내 최대 축산 도매 온라인몰인 ‘금천미트’, 축산물 가공 전문기업 ‘세중’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2018년엔 미국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비욘드버거·비욘드소시지·비욘드비프 등 3종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만큼 수요가 줄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동원의 계열사 내부 시너지를 활용해 운영 비용을 최대한 줄여 흑자 전환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현재 맥도날드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측은 "외부 전문기관과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며 자세한 내용은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